[한자 이야기]<1131>북궁유지양용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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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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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손추·상’ 제2장에서 맹자는 不動心(부동심)과 勇氣(용기)의 종류에 대해 예시했다. 먼저 北宮유(북궁유)의 養勇(양용·용기를 기름)을 들었는데, 북궁유는 아마 刺客(자객)의 부류였던 듯하다. 北宮이 성이고 유가 이름이다.

膚撓(부요)는 肌膚(기부·살갗)가 찔릴 참이면 움찔하는 것이다. 따라서 不膚撓(불부요)란 살갗이 찔릴 참인데도 움찔하지 않은 것을 말한다. 目逃(목도)는 눈이 찔릴 참이면 눈동자를 굴려 피하는 것이다. 따라서 不目逃(불목도)는 눈이 찔릴 참인데도 눈동자를 굴려 피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思 A 若 B는 A를 B처럼 여긴다는 뜻이다. 以一毫(이일호)는 ‘털끝 하나라도’라는 말로, 털끝 하나란 아주 작은 모욕을 비유한 것이다. 挫(좌)는 挫折(좌절)인데, 여기서는 恥辱(치욕)을 당한다는 뜻이다. 市朝는 市場(시장)과 朝廷(조정)을 가리킨다고 보기도 하고, 시장을 관장하는 관아를 가리킨다고 보기도 한다. 어느 경우든 사람이 많은 곳을 뜻한다. 撻之於市朝는 남이 시장이나 조정에서 자신의 종아리를 때린다는 말이지만, 전체 문맥으로 보아 북궁유가 시장이나 조정에서 종아리를 맞는다는 뜻으로 풀이한다.

맹자는 血氣(혈기)의 용기와는 달리 告子(고자)의 不動心이 있음을 환기시킨 후, 혈기의 용기가 어째서 道義를 근간으로 하는 부동심과 다른지 밝히기 위해 북궁유의 예를 들었다. 북궁유는 확실히 용기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북궁유의 용기는 道義(도의)를 바탕으로 양성된 것이 아니다. 삼가는 마음도 없고 두려움도 없다는 것이 오히려 悖亂(패란·정도를 어그러뜨림)의 원인일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일상의 삶에서 되새겨야 할 가르침이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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