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061>從流下而忘反을 謂之流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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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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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는 춘추시대 제나라 재상 晏子(안자)의 말을 계속 인용하여, 제나라 宣王(선왕)을 깨우치고자 했다.

晏子는 천자의 巡狩(순수)나 제후의 述職(술직)이 모두 政事의 일환이었고 천자와 제후는 봄의 경작과 가을의 수확을 살펴서 백성을 도와주었으므로 하나라 백성은 천자의 한 번 유람하고 한 번 즐김을 진정으로 기뻐하기까지 했다고 환기시켰다. 그리고 당시의 힘 있는 제후들은 선왕의 명을 거역하고 백성을 학대해서 술 마시고 음식 먹기를 마치 물 흐르듯이 하여 流連(유련)하고 荒亡(황망)해서 제후의 근심거리가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서 晏子는 流連의 즐거움과 荒亡의 행실이 얼마나 부당한 것인지 깨우치기 위해 그 각각의 말을 정의하듯이 말을 했다. ‘從流下而忘反, 謂之流’는 ‘A 謂之 a’의 짜임으로, 정의항을 앞에 두고 피정의항(개념)을 뒤에 두어 정의하는 방식이다. 앞서 나온 ‘天子適諸侯曰巡狩’도 정의항을 앞에 두고 피정의항을 뒤에 두되, ‘A 曰 a’의 형태를 취했다.

流連은 놀며 즐기는 일에 탐닉하여 돌아갈 것을 잊는 일이되, 더 세분하면 流는 뱃놀이로 물길 따라 아래로 내려가서 돌아가길 잊음이고 連은 물길을 거슬러 위로 올라가서 돌아가길 잊음이라고 했다. 荒亡은 먹고 마시는 일에 탐닉하여 정무를 돌보지 않는 일이되, 더 세분하면 荒은 짐승을 쫓아 만족이 없음이고 亡은 술을 즐겨 만족이 없음이라고 했다. 惟君所行也는 주자가 말했듯이 惟在君所行耳와 같다. 즉 ‘선왕의 법과 지금의 폐단 가운데 어느 것을 택하여 행하실지는 오로지 군주께서 행하시는 바에 달려 있을 따름입니다’라는 뜻이다. 남을 구휼하여 同樂할지 자신의 욕심만 채울지는 개인의 결단에 달려 있다.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결단을 그르치지 않기를 바란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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