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민단 “윤봉길 의사 순국한 日골짜기 찾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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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위대훈련장서 78년만에 확인… 옛 지도-사진 등 수십장 대조
당시 일본군 발표 장소와 달라

윤 의사 순국 78주기 추모식 매헌 윤봉길 의사 순국 78주기 추모식이 19일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에 자리한 윤 의사 묘전에서 매헌 윤봉길의사 기념사업회(회장 김학준) 주관으로 열리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윤 의사 순국 78주기 추모식 매헌 윤봉길 의사 순국 78주기 추모식이 19일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에 자리한 윤 의사 묘전에서 매헌 윤봉길의사 기념사업회(회장 김학준) 주관으로 열리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윤봉길 의사가 최후를 맞은 장소가 발견됐다. 1932년 일본군에 총살된 지 78년 만이다. 지금까지 정부와 시민단체가 윤 의사의 처형 장소를 찾기 위해 노력해 왔으나 구체적인 장소를 찾지는 못하고 있었다.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 이시카와(石川) 현 본부는 옛 일본군 보고서와 지도를 대조해 이시카와 현 가나자와(金澤) 시 외곽에 있는 미쓰코지(三小牛) 산 서북골짜기에서 윤 의사가 처형된 장소를 찾았다고 19일 밝혔다. 이곳은 현재 자위대 훈련장 내에 있다.

당시 일본군은 윤 의사의 처형장소를 미쓰코지 산의 동남쪽 평지라고 발표했었다. 그러나 패전 후 공개된 일본군 내부 문서에는 ‘미쓰코지 산 서북골짜기의 가나자와-오하라(小原) 사이 산중 도로의 동쪽, 7m 높이의 절벽이 있어 총살에 적절한 장소’라고 기록돼 있어 실제 장소와 다르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따라 이시카와 민단 본부는 1940, 50년대 지도 30여 장과 항공사진, 처형 당시 사진 등을 일일이 대조하고 당시 지형에 밝은 지역주민의 협조를 얻어 처형 장소를 찾아냈다.

이전에도 국가보훈처와 윤봉길기념사업회 등 민간단체가 처형지를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다. 그동안 산을 깎아 밭을 만들면서 지형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조사에 참여한 재일동포 2세 김병권 씨(78)는 “당시 총살에 관여했던 군인이 모두 죽어 증언을 해줄 수 없지만 이곳이 윤 의사가 의자에 묶여 총을 맞은 장소라는 것은 거의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변종식 이시카와 현 민단 단장은 “윤 의사가 중국 상하이에서 의거를 벌인 사실은 알아도 일본에 끌려와 최후를 맞은 것은 모르는 사람이 많다”며 “이곳에서 다양한 기념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의사는 1932년 4월 29일 상하이 훙커우(虹口)공원에서 일본군이 도열한 기념식장에 물통 폭탄을 던져 시라카와 요시노리(白川義則) 대장 등 군 간부를 즉사시켰다. 같은 해 5월 군법회의에 넘겨져 사형선고를 받고 7개월 만인 12월 19일 총살됐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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