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037>臣이 請爲王言樂호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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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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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는 제나라 왕이 세속의 음악을 대단히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왕이 음악을 좋아한다면 제나라는 잘 다스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고서 세속의 음악이든 선왕 이래의 옛 음악이든 獨樂樂(독악락·홀로 음악을 연주하여 즐김)보다는 與人樂樂(여인악락·다른 사람과 함께 음악을 연주하여 즐김)이 더 즐겁고, 與少樂樂(여소악락·적은 수의 사람과 함께 음악을 연주하여 즐김)보다는 與衆樂樂(여중악락·많은 수의 사람과 함께 음악을 연주하여 즐김)이 더 즐겁다는 점을 제나라 왕이 스스로 깨닫게 했다. 이어서 맹자는 음악을 가지고 정치의 문제를 논하기 시작해서 우선 獨樂樂의 폐해를 말했다.

爲王의 爲는 ‘…를 위하여’이다. 鼓樂은 음악을 연주한다는 말로, 이때의 鼓는 동사이다. 鍾鼓之聲의 鍾은 鐘과 같은 글자로 악기로서의 종을 말하고, 鼓는 악기로서의 북을 말한다. 擧는 ‘모두’란 뜻의 부사이다. 疾首는 머리를 앓음이고, 蹙알은 이마를 찌푸림이다. 吾王之好鼓樂은 ‘우리 왕이 음악 연주함을 좋아함이 지독하기도 하다’는 뜻이다. 何使我至於此極也는 ‘어찌 우리로 하여금 이러한 곤궁의 극한에 이르게 만드는가’라는 말이다. 이때의 此極은 아래에 나오는 父子不相見과 兄弟妻子離散의 상황을 가리킨다.

맹자는 백성과 즐거움을 같이하지 않는다면 그 폐해가 어떠한 지경에 이르는지 말했다. 정말로 정치는 많은 사람들과 더불어 즐거움을 함께한다는 이념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심 경 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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