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012>詩云刑于寡妻하여 至于兄弟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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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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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는 내 노인을 노인으로서 섬기는 마음 및 예절로 남의 노인을 섬기고 내 어린이를 어린이로서 양육하는 마음 및 방법으로 남의 어린이를 사랑하는 일이야말로 仁政의 기본이라고 말하고 ‘시경’의 시구를 인용해서 자신의 말을 더욱 권위 있게 수식했다. 맹자가 인용한 시구는 ‘시경’의 大雅(대아)에 들어 있는 ‘思齊(사제)’편의 구절이다. ‘思齊’편은 주나라 文王이 그 덕을 어머니로부터 이어받아 그 덕이 어진 妃(비) 太사(태사)에게 미치고 다시 온 나라에 감화를 끼쳤다고 칭송한 내용이다.

云은 인용의 말을 끌어온다. 刑은 法으로, 본보기가 되었다는 뜻이다. 于는 ‘∼에게’이다. 寡妻는 寡德(과덕)한 이 사람의 아내라는 말로, 謙辭(겸사)이다. 御(어)는 다스림이다. 家邦은 집과 나라인데, 옛날에는 집의 연장이 나라라고 보았으므로 두 글자가 합해 나라를 가리킨다고 보아도 좋다. 擧斯心(거사심) 加諸彼(가저피)는 나의 이 마음을 들어서 저기에 적용한다는 뜻이다. 諸는 之와 於를 합한 말이다. 彼는 저 사람, 집, 나라, 천하 등을 포괄적으로 가리킨다. 而已는 단정의 어조를 드러낸다.

율곡 이이에 따르면 이언적은 好仁(호인)을 인간의 본심으로 보아, 맹자의 이 구절을 ‘대학’과 연결시켰다. 이언적은 진실로 明德(명덕)을 밝히고 백성을 새롭게 하여 至善(지선)에 그칠 수 있다면 이야말로 바로 사람(백성)을 어질게 대하는 일이기에 이 마음을 들어서 천하에 조처하는 일은 손바닥 위에서 움직이게 하는 것과 같다고 보았다. 정말로 ‘이 마음’의 선량함과 실천력을 믿지 않는다면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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