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한여름밤의 ‘투란도트’ 거대한 감동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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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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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2…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초대형 야외오페라

로린 마젤 지휘… 탁월한 해석 기대
움직이는 15m 성벽 등 효과 극대화
“2003년 공연 감동 업그레이드 자신”

‘투란도트 2010’을 지휘하는 로린 마젤 전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동아일보 자료 사진
‘투란도트 2010’을 지휘하는 로린 마젤 전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동아일보 자료 사진
2003년 5월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11만 관객을 동원한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가 돌아온다. 8월 12∼14일 오후 8시 15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공연하는 ‘2010 투란도트’. 7년 전보다 50m 넓은 폭 200m의 초대형 무대에 꾸미는 야외 오페라다. 2004년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공연한 비제 ‘카르멘’ 이후 6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야외오페라로서도 눈길을 끈다.

○ 연출자 “화려한 시각효과 선뵐 것”

2003년의 야외 투란도트는 영화감독 장이머우가 1998년 베이징 쯔진청(紫禁城)에서 공연한 무대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재연해 눈길을 모았다. 이번 공연은 김홍승 연출(전 대구오페라하우스 관장)을 비롯한 국내 제작진이 무대 제작과 연출을 맡았다. 2003년 투란도트의 아이콘이 장이머우였다면 올해의 아이콘은 지휘를 맡은 로린 마젤 전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이다. 2008년 뉴욕 필 평양 공연을 지휘했던 그는 테너 호세 카레라스와 소프라노 에바 마턴이 주연한 CBS사의 ‘투란도트’ 전곡음반으로 탁월한 투란도트 해석을 인정받고 있다.

진교영 예술총감독은 “2003년엔 장이머우 감독이 웅대한 스케일로 감동을 안겼지만 당시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업그레이드된 감동을 주겠다”고 말했다. 무대의 하이라이트는 높이 15m의 성벽. 2003년엔 무대 자체의 움직임이 없었으나 올해는 성벽이 열리고 닫히면서 극의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설명이다.

김홍승 연출은 “장이머우 판 투란도트가 경극(京劇)의 상징성에 의존해 중국 색채를 너무 짙게 드러낸 점을 넘어서겠다”고 말했다. 칼라프 왕자의 여종 류가 숨질 때는 나비가 되어 날아가는 모습을 영상으로 연출하고 투란도트 공주가 사랑을 알게 되는 장면에서는 다른 무대에서 볼 수 없던 화려한 시각효과를 선보이겠다고 그는 밝혔다. 조명은 뮤지컬 ‘대장금’ ‘올슉업’ 등에 참여한 민경수 조명감독이 맡는다.

○ 韓-日-브라질-우크라 성악가 캐스팅

2003년 5월 나흘간 공연된 투란도트는 제작비 60여억 원에 총수입 70억 원으로 순수익 10억 원에 가까운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같은해 9월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공연된 베르디 ‘아이다’는 제작비 80억 원에 총수입 40억 원에 그쳐 흥행에 실패했다. 이듬해 5월 같은 장소에서 공연된 비제 ‘카르멘’도 성공하지 못해 국내 야외 오페라 붐은 가라앉았다. 돌아온 ‘투란도트’는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

2003년 5월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11만 관객을 동원한 야외오페라 ‘투란도트’. 칼라프 왕자의 입맞춤을 받은 투란도트 공주가 처음으로 눈뜬 사랑의 감정과 수치심 사이에서 괴로워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2003년 5월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11만 관객을 동원한 야외오페라 ‘투란도트’. 칼라프 왕자의 입맞춤을 받은 투란도트 공주가 처음으로 눈뜬 사랑의 감정과 수치심 사이에서 괴로워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진교영 총감독은 “투란도트에는 관객을 유인하는 매력포인트가 많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칼라프 왕자의 아리아 ‘잠들지 말라’는 영국 TV쇼 ‘브리튼스 갓 탤런트’를 통해 테너 폴 포츠라는 스타를 탄생시킬 정도로 널리 알려졌고 쯔진청을 형상화한 무대도 ‘아이다’의 피라미드나 ‘카르멘’의 투우장보다 상상력을 펼치기 좋은 공간이라는 것. 그는 “2003년 공연을 본 관객들이 블로그나 인터넷 카페 등에 남긴 ‘감동 관람기’도 관객 흡인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연 티켓 가격은 5만∼40만 원으로 책정돼 “야외공연으로서는 지나치게 비싼 좌석이 많다”는 논란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2003년 투란도트 공연 때는 “비싼 좌석의 전망이 크게 낫지 않았다”는 입소문이 돌아 이후 ‘아이다’ ‘카르멘’의 고가석 판매에 장애요인이 되기도 했다.

이번 공연에서 히로인 투란도트 역은 이탈리아 푸치니 페스티벌에서 투란도트로 출연한 우크라이나 소프라노 안나 샤파진스카야, 칼라프 왕자 역은 브라질의 대표적 푸치니 테너인 리처드 바워, 류 역은 유미숙 명지대 교수 등이 더블 캐스팅으로 맡는다. 류 역으로 출연하는 일본 소프라노 오가와 류의 이력이 눈길을 끈다. 1999년 미스유니버스대회에 일본 대표로 참가했고 TV 연예 활동도 펼쳤으며 이탈리아 베로나 야외오페라에 류 역으로 출연했다. 1577-5470, 02-373-5570, www.turandot.co.kr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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