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日帝에 맞선 선열들의 영웅적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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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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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항부터 광복까지
독립운동 전과정 정리
학자 83명 60권에 담아

◇한국독립운동의 역사 1∼60/이만열 등 83인 지음·한국독립운동사편찬위 편집/총 60권·비매품·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개항부터 광복까지 독립운동의 전 과정을 정리한 ‘한국독립운동의 역사’ 총서 60권이 최근 완간됐다. 2005년 광복 6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가 한국독립운동사편찬위원회(위원장 이만열·사진)를 구성하고 역사학자 83명을 필자로 참여시켜 이룬 성과다. 자료를 집대성한 기존 독립운동사 저작과 달리 주제별 시기별 분야별로 독립운동의 성격과 배경 등을 학술적으로 집대성했다.

조동걸 국민대 명예교수는 총론격으로 쓴 ‘한국독립운동의 이념과 방략’(1권)에서 1910년대 대한제국 보존이 이념의 전부였다가 1920년대에는 자유주의 사회주의 무정부주의가 뚜렷하게 정립되는 과정을 밝혔다. 유영렬 숭실대 명예교수는 ‘애국계몽운동 I-정치사회 운동’(12권)에서 애국계몽운동 세력의 형성과 운동논리를 종합적으로 규명하며 애국계몽운동이 민족운동이자 구국운동이며 독립운동이라는 점을 역사적 사실로 증명했다.

채영국 국민대 연구교수는 ‘1920년대 후반 만주지역 항일무장투쟁’(50권)에서 당시 독립군 부대가 참의부 정의부 신민부 등 3부로 정립했다가 민족유일당운동의 영향으로 통합되는 과정을 실증적으로 밝혔다.

1940년 9월 17일 중국 충칭에서 조직된 항일 군대인 광복군이 훈련하는 모습. 중국 각지에서 흩어져 독립운동을 하던 애국단체들이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중심으로 통일된 군사 활동의 필요성을 느껴 창설했다.
1940년 9월 17일 중국 충칭에서 조직된 항일 군대인 광복군이 훈련하는 모습. 중국 각지에서 흩어져 독립운동을 하던 애국단체들이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중심으로 통일된 군사 활동의 필요성을 느껴 창설했다.

서울 정동의 미국영사관 앞을 지나는 3·1운동 시위군중. 일제의 무단통치에도 불구하고 우리 민족의 독립의지를 세계만방에 알린 쾌거였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서울 정동의 미국영사관 앞을 지나는 3·1운동 시위군중. 일제의 무단통치에도 불구하고 우리 민족의 독립의지를 세계만방에 알린 쾌거였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이만열 위원장(숙명여대 명예교수)은 고종 즉위(1863년)부터 1945년 말까지의 주요 사건을 표로 정리한 ‘한국독립운동의 연표’(60권)를 집필했다. 이 위원장은 “연표를 작성하면서 사건의 명칭부터 일시와 장소 등 독립운동사에서 아직 밝혀야 할 부분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적었다.

전집은 독립운동 전체를 우선 시기별로 나눈 뒤 주요사건별 분야별로 세분했다. 개항 이후 일제의 침략(2권), 통감부 설치와 한국 식민지화(3권), 1910년대 일제의 무단통치(4권), 중일전쟁 이후 전시체제와 수탈(7권) 등에서 시기별 독립운동을 다뤘다.

상세하게 다뤄야 할 주제는 여러 권에 걸쳐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1895년 본격화하기 시작한 의병운동은 한말 전기와 중기, 후기 등 3권으로 나눠 실었다. 일제의 무단통치를 종식시키며 독립운동의 주요 기점이 된 3·1운동은 ‘3·1운동의 배경과 독립선언’(18권) ‘국내 3·1운동 I-중부·북부’(19권) ‘국내 3·1운동 II-남부’(20권) ‘국외 3·1운동’(21권) ‘3·1운동 직후 무장투쟁과 외교활동’(22권) 등 다섯 권으로 상세하게 다뤘다. 임시정부의 활동도 상하이(上海)시기와 장정(長征)시기, 충칭(重慶)시기 등 3권으로 나눠 실었다.

각 계층과 분야에서 벌인 독립운동도 농민 노동 청년 여성 형평 언론 국학 교육 경제 문화예술 종교 등으로 나눠 세부까지 조명했다. 국내외 항일 유적지도 사진자료와 함께 두 권으로 정리했다.

사회주의나 공산주의 계열의 독립운동사까지 함께 정리한 점도 두드러진다. ‘초기 사회주의운동’(42권) ‘조선공산당 성립과 활동’(43권) ‘조선공산당 재건운동’(44권) ‘아나키스트들의 민족해방운동’(45권) 등이다. 1970년대 이후 중국이나 러시아 등에서 새롭게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연구한 성과를 반영한 것이다.

약 5년 만에 완성한 총서의 편찬위원으로는 김기승 순천향대 교수, 김상기 충남대 교수, 김용달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등 14명이 참여했다. 자문위원으로는 신용하 이화여대 이화학술원 석좌교수, 윤병석 인하대 명예교수, 조동걸 국민대 명예교수가 활동했다.

이 위원장은 “광복된 나라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을 지금에야 이뤄 독립운동을 한 선조들에게 죄송하다”면서도 “항일독립운동에 대해 이념을 초월해 정리함으로써 선조들에게 진 빚을 조금이나마 갚은 것 같아 작은 긍지를 느낀다”고 말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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