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커스 보러 경마공원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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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2일 07시 00분


“경마·서커스 한번에 즐긴다” 동춘서커스단의 비보이 대무술-집단체조. 1일부터 이처럼 신기한 볼거리를 서울경마공원에서 즐길 수 있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경마·서커스 한번에 즐긴다” 동춘서커스단의 비보이 대무술-집단체조. 1일부터 이처럼 신기한 볼거리를 서울경마공원에서 즐길 수 있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경마와 서커스.

언뜻 생각하면 별로 연관성이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서울경마공원은 상황이 다르다. 1일부터 과거 명성을 떨쳤던 토종 서커스단인 ‘동춘서커스’가 서울경마공원에 새롭게 자리를 마련하고 공연을 시작했기 때문. 경마는 주말에만 즐길 수 있었지만 서커스는 연중무휴, 매일 2∼3회 공연한다. 서울경마공원을 찾아갈 이유가 하나 더 생긴 셈이다.

비보이춤과 쌍철봉 묘기를 결합한 ‘비보이 쌍철봉’, 8m 높이에서 천을 이용한 묘기를 보여주는 ‘공중실크무용’, 남녀 8명의 체조묘기 ‘정밀체조’, 비보이 춤의 진수를 보여주는 ‘대무술-집단체조’ 등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창조한 동춘서커스단의 곡예예술을 만끽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서커스 관람이 끝난 뒤에는 농수축산물 직거래 장터 ‘바로마켓’에서 싱싱한 먹거리를 저렴한 가격에 쇼핑하는 즐거움도 누릴 수 있다.

8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동춘서커스단은 최근 경기 침체 및 서커스에 대한 관심 저하로 극심한 재정난을 겪어 왔다. 급기야 2009년 말에는 해체될 위기까지 처했다. 이에 KRA 한국마사회는 동춘서커스단이 전통을 이어갈 수 있도록 서울경마공원 내 주차장 부지를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게 조치를 취한 것.

한국마사회 측은 “서커스 운영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공연 장소 문제가 해결돼 서커스단의 자립 의지를 다시금 되살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마사회가 동춘서커스가 다시 살아날 수 있도록 도움을 아끼지 않는 것은 서커스에 대한 믿음이 있어서다. 캐나다 출신의 곡예사 랄리베르테가 창설한 ‘태양의 서커스’가 연간 8억 달러(약 9032억원)가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는 걸 중요한 사례로 들었다.

한국마사회 측은 “많은 사람들이 서커스를 한물 간 볼거리로 여기고 있고, 동춘서커스의 어려운 상황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서커스는 그냥 사라지게 내버려 둘 과거의 유물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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