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674>季氏가 富於周公이어늘 而求也爲之…

  • 입력 2009년 6월 11일 02시 55분


조선시대 국학인 성균관에는 鳴鼓法(명고법)이 있었다. 죄 지은 학생에게 북을 짊어지게 하고 사람들이 그 북을 두들기며 聲討(성토)하여 수표교 밖으로 쫓아냈다. 그 근거는 ‘논어’ ‘先進(선진)’의 이 章에 있다고 했다. 정약용은 선학들이 ‘논어’를 잘못 읽었다고 개탄했다.

季氏는 魯(노)나라 군주를 위협했던 三桓(삼환) 가운데 위세가 가장 컸던 季孫氏(계손씨)다. 富於는 ‘∼보다 부유하다’이다. 周公은 본래 周나라 成王(성왕)을 보좌한 元聖(원성)이지만 여기서는 주공의 후예로서 주나라 卿士(경사)로 있는 사람을 가리킨다. 혹은 魯나라 군주를 빗대어 말했는지 모른다. 앞의 而는 역접, 뒤의 두 而는 순접의 접속사다. 求는 공자의 제자 염求(염구)로, 당시 季康子(계강자) 밑에서 일하고 있었다. 求의 이름을 불렀으므로 이 구절도 공자의 말을 옮긴 듯하지만, 실제 사실을 기록한 것으로 본다.

聚斂은 租稅(조세)를 무겁게 매기고 심하게 거둬들임이다. 爲之는 ‘그를 위해’이고, 附益은 增益(증익)함이다. 吾徒는 나의 門人(문인), 小子는 門人을 부르는 2인칭이다. 攻은 꾸짖을 責(책)의 뜻이다. 鳴鼓는 軍旅(군려)로 不義한 자를 토벌하는 법이었다. 공자의 말에 대해 정약용은, 실제로 鳴鼓하라는 뜻이 아니라 염구의 죄는 軍法(군법)으로 다스릴 만하다고 지적했다고 보았다.

권력에 예속되어 대중에게 해악을 끼치는 죄는 鳴鼓의 법으로 다스려도 좋다. 공자의 말은 단호하다. 그 질책을 받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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