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전체주의는 가장 유럽적인 이데올로기”

  • 입력 2009년 5월 23일 02시 59분


◇암흑의 대륙/마크 마조워 지음·김준형 옮김/648쪽·후마니타스·2만3000원

20세기 전반 유럽사는 전체주의 자유민주주의 공산주의라는 세 이데올로기의 대결로 요약할 수 있다. 이 중에서 전체주의는 상대적으로 역사 서술의 중심에서 벗어나 있었다. 영국 출신으로 미국 컬럼비아대 역사학과 교수인 저자는 “전체주의가 가장 유럽적인 이데올로기”라며 전체주의를 낳았던 유럽 자유민주주의의 뒤틀린 이면을 들춘다.

저자는 “사람들은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국가사회주의는 독일 역사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유럽 역사와도 잘 어울리는 이념이었다”라고 말한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 바이마르공화국과 스페인, 세르비아 등에서 민주주의로 인한 혼란이 발생하면서 안정 지향적 체제에 대한 갈증이 일어났다. 저자는 “(나치즘이 외친) 인종주의적이며 민족주의적인 복지 체제의 건설은 유럽인이 가진 일반적인 사고를 극단으로 밀고 나간 것”이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현 유럽 상황을 자본주의의 승리일 뿐 자유민주주의의 승리는 아니라고 설명한다. 1989년 공산주의 붕괴도 “자살이었지 타살은 아니었다”라고 한다. 동유럽의 군사적 중요성이 약화되고 경제개혁이 잇따라 실패하면서 옛 소련 지도부가 스스로 ‘사회 모든 분야의 민주화’를 추진했고 이런 시도가 공산주의의 붕괴를 촉발했다는 의미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