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씨 문건작성 봤지만 유출은 안해”

  • 입력 2009년 3월 19일 02시 53분


故장자연씨 前매니저 유씨 주장… ‘건네받았다’는 기존 진술과 달라

“문건 14장 가족과 함께 태워”

9분만에 회견문 읽고 떠나

유족들, 유씨 등 7명 고소

탤런트 장자연 씨의 전 매니저 유장호 씨(29)는 17일과 18일 잇달아 기자들을 만나 장 씨가 작성한 문건은 불에 태웠고 자신은 이를 언론에 유출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유 씨는 18일 오전 병원에서 퇴원한 뒤 이날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부암동의 한 웨딩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고인에게 문서 작성을 강요한 적이 없고 언론사에 문건을 전달한 적도 없다”며 “문건은 유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다 태웠다”고 주장했다.

유 씨는 또 “장 씨의 소속사 전 대표 김모 씨(41)가 나와 소송 4건이 진행 중이라고 했지만 현재 진행 중인 소송은 한 건도 없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100여 명의 취재진이 몰린 가운데 그는 기존 입장을 반복하는 문건만 낭독한 뒤 9분 만에 회견장을 떠났다.

유 씨는 전날 밤에도 자신이 입원했던 서울 송파구 가락동 서울병원 701호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1시간 넘게 자신의 심경을 털어놨다.

그는 “몸무게가 15kg이나 빠졌다”는 자신의 말처럼 초췌한 얼굴이었다. 침대 옆에 놓인 음료 병에도 담배꽁초가 수북했다.

유 씨는 “장 씨가 2월 중순 전화를 걸어 ‘나 오빠 회사로 가고 싶다. 너무 힘들다’며 하소연했다”며 “2월 28일 장 씨가 기획사 로드매니저에게 협박당한 통화 내용을 17분가량 녹취해 가져왔다”고 말했다.

유 씨는 “그 자리에서 자연이가 오후 6시부터 밤 12시까지 문건을 작성하고 집에 갔다”고 했다. 이는 장 씨가 작성한 문건을 건네받았을 뿐 작성 과정을 직접 보지는 못했다는 유 씨의 기존 진술과 다른 부분이다. 유 씨는 “그날 장 씨가 작성한 문건은 형사고발을 위한 진술서 4장이고, 여자로서 상당히 수치스러운 내용도 있었다”고 했다. 이튿날 유 씨는 장 씨로부터 자신에게 쓴 편지 형식의 3장짜리 문건을 추가로 받았다. 이 7장을 갖고 있다가 장 씨가 사망한 후 1부를 복사해 총 14장을 유족에게 보여 줬고 봉은사에서 함께 불태웠다는 게 유 씨의 주장이다.

자살 경위와 관련해 유 씨는 “자연이에게 3월 9일 변호사를 소개시켜 주겠다고 약속한 뒤 헤어졌으나 약속 이틀 전인 7일 자살했다”고 말했다.

유 씨에 따르면 마지막으로 장 씨에게서 연락이 온 7일 “커피나 한잔 하자”고 했으나 장 씨가 “감기 기운이 있다”고 해 만나지 못한 것. 유 씨는 “그럼 어차피 월요일(9일)에 보니까 그때 보자”라는 문자메시지에 장 씨는 “그래^^♡”라고 답했다. 그게 마지막이었다.

장 씨의 유족은 이날 문건과 관련해 모두 7명을 사자(死者)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유 씨 등 3명은 문건 작성 및 유출 관련이며 4명은 문건에 거론된 인사다. 특히 4명 중 3명은 성매매특별법 위반 혐의다.

경찰은 일본에 체류 중인 장 씨의 소속사 전 대표 김모 씨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일본 인터폴에 수배를 요청했다.

한편 장 씨가 작성한 문건을 13일 처음 보도한 KBS는 18일 ‘뉴스 9’에서 문건을 입수한 경위를 밝혔다. KBS는 “13일 오후 5시 반경 장 씨의 전 매니저 유 씨의 기획사 사무실 앞 쓰레기통에서 문건을 발견했다”면서 “타다 남은 문건에는 장 씨의 이름과 성상납 등에 시달렸다는 내용이 남아 있었다”고 보도했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성남=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촬영·편집 박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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