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게양했던 여관전경 담긴 동판화도 공개
박영효(1861∼1939)가 1882년 9월 수신사(修信使)로 일본으로 가는 도중 선상에서 태극기를 그린 일본 배 메이지마루(明治丸)호가 도쿄해양대에 보존돼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박영효가 일본에 도착한 직후 그 태극기를 내걸었던 니시무라(西村) 여관의 전경이 담긴 동판화도 국내 처음 공개됐다.
이 태극기는 1883년 고종이 최초의 국기로 선포한 것이다. 니시무라 여관은 박영효가 처음으로 해외에서 태극기를 국기로 내걸고 조선이 자주독립국가임을 천명한 곳이다.
한철호 동국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4일 “1874∼1875년 니시무라 여관의 모습이 담긴 동판화를 발견했다”며 “박영효가 태극기를 내건 니시무라 여관의 당대 모습을 확인한 것으로, 여관 앞 중앙에 대형 깃대가 있어 박영효가 태극기를 단 깃대의 위치에 대한 단서를 찾았다”고 밝혔다. 한 교수는 또 “메이지마루호는 일본 도쿄해양대에 보존돼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니시무라 여관은 1900년대 초 대대적인 수리를 거쳤으나 1945년 폭격으로 사라졌다. 동판화에는 당시 여관 앞 마당에 대형 깃대가 있으며 이 깃대에 여관 이름이 적힌 깃발이 걸려 있다. 한 교수는 박영효가 수신사로 갔을 때 기록한 일기인 ‘사화기략(使和記略)’에 쓴 내용을 토대로 이 깃대에 태극기를 걸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영효는 사화기략에서 “무릇 외국에 사신으로 나가는 사람이 예의상 국기가 없을 수 없는데 … 새로 만든 국기를 묵고 있는 누각의 깃대에 달았다”고 기록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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