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경영]이젠 에너지 기후시대… ‘그린혁명’만이 살길

  • 입력 2008년 12월 13일 02시 58분


◇코드 그린(Code Green)-뜨겁고 평평하고 붐비는 세계/토머스 프리드먼 지음·최정임 이영민 옮김/592쪽·2만9800원·21세기북스

인구 증가→중산층 확대→연료소비 급증

화석연료 대체할 청정에너지 개발 시급

‘렉서스와 올리브 나무’ ‘세계는 평평하다’를 통해 세계화의 현주소를 살핀 저자가 이번에는 뜨겁고(hot), 평평하고(flat), 붐비는(crowded)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들고 나왔다.

우선 저자가 얘기하는 ‘뜨거움’ ‘평평함’ ‘붐빔’의 의미부터 보자. ‘뜨거움’은 지구 온난화 현상을 가리킨다. ‘평평함’은 세계화의 영향으로 세계에서 중산층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현실을 뜻한다. 지구촌 경제에 공평한 경쟁의 장이 마련됨에 따라 중산층으로 진입하는 게 과거보다 수월해졌다는 얘기다. ‘붐빔’은 급속한 인구 증가를 표현한 것이다.

이 세 가지 요소는 서로 밀접하게 얽혀 있다. 인구가 늘면 중산층은 더 늘어날 것이고, 중산층의 증가는 소비 증가로 이어진다. 소비 증가는 더 많은 연료 소비를 일으키고 그 결과 지구는 더욱 뜨거워진다.

저자는 이런 현상을 겪고 있는 현대를 ‘에너지 기후시대(Energy-Climate Era)’라고 정의했다. 저자에 따르면 에너지 기후시대는 다섯 가지 문제를 낳는다. 에너지 수요가 확대되고, 이를 통해 ‘석유 독재국가’로 부(富)가 집중되며, 기후가 변화하고, 에너지 빈곤국은 더욱 뒤처지고, 생물다양성이 훼손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점은 뜨거움과 평평함, 붐빔의 결합이 한 차례의 거대한 폭풍우에 그치고 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라고 말한다.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이 세 요소의 결합이 낳는 폐해는 더욱 커질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저자는 “지금 시작하면 시간은 충분하다”는 낙관적 전망을 내놓는다. 물론 지구촌의 모든 사람들이 노력을 기울인다는 전제 아래서다.

저자는 뜨겁고 평평하고 갈수록 붐비는 미래를 막기 위한 해결책으로 ‘코드그린’을 제시한다.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화석 연료를 대체할 청정에너지를 개발하는 일 등을 가리킨다. 그리고 이 ‘코드그린’을 앞장서서 실천해야 할 나라로 미국을 꼽았다.

그는 이런 질문을 던진다.

“당신이 보고 싶은 미국은 어떤 미국인가? 석유에 중독돼 세계 최악의 독재정권들에 힘을 실어주는 미국인가? 아니면 석유를 대체할 실현 가능한 대안을 마련해 스스로를 해방시키는 ‘그린 아메리카’인가?”

그는 “미국을 세계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나라로 만드는 일은 사심 없는 자선 행위나 순진한 도덕적 의식의 차원에서 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 핵심적인 국가안보와 경제적 이익이 걸린 문제”라고 강조했다. 여기에서 저자는 ‘아웃그린’이라는 개념도 제시한다. “남들보다 더 먼저 더 빨리 그린에 다가서는 개인, 기업, 국가가 생존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다”는 것이다.

그는 말한다.

“우리는 에너지 기후시대에 사는 첫 번째 세대다. 이 이야기는 멸종 위기에 놓인 고래에 대한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들 이야기다. 우리가 에너지와 기후, 보호와 보존이라는 도전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우리 아이들이 기억하는 우리의 모습이 달라질 것이다. 우리가 이 도전에 맞서 그린을 새롭게 정의하고, 미국을 다시 발견하고 소생시켜 새롭게 일으킨다면 우리와 전 세계는 살아남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뜨겁고 평평하고 붐비는 세상에서 번영을 누릴 것이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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