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545>不曾遠別離, 安知慕儔侶

  • 입력 2008년 11월 10일 03시 03분


曾(증)은 행위나 상황이 이전에 발생했음을 표시하며 ‘일찍이’에 해당한다. 不曾(부증)은 이전에 발생하지 않았음을 표시한다. 未曾有(미증유)는 지금까지 한 번도 있어 본 적이 없다는 뜻이다. 曾孫(증손)이나 曾祖父(증조부)처럼 세 세대 차이의 친속관계를 가리키기도 한다.

遠(원)은 멀다는 뜻으로 近(근)과 반대이다. 동사로는 멀리하다 또는 멀다고 여기다의 뜻이 된다. 敬遠(경원)은 敬而遠之(경이원지)와 같으며 공경은 하되 멀리한다는 뜻이다. 不遠千里(불원천리)는 천 리도 멀게 여기지 않는다는 뜻이다. 別離(별리)는 離別(이별)과 같다.

安(안)은 편안하다는 뜻 외에 의문을 표시하기도 한다. 여기서처럼 ‘어찌’, 즉 豈(기)와 같이 쓰이며 ‘무엇’ 또는 ‘어디’에 해당하기도 한다. 慕(모)는 思慕(사모)나 欽慕(흠모)처럼 그리워하다 또는 우러러보다의 뜻이다. 景慕(경모)는 우러러 사모함, 敬慕(경모)는 존경하고 사모함, 傾慕(경모)는 마음을 기울여 사모함을 뜻한다. 慕(모)의 의미요소는 心(심)이다. 발음요소인 莫(막)은 暮(모)나 墓(묘) 또는 幕(막)의 경우와 같다.

儔(주)는 짝이나 동반자 또는 同類(동류)를 뜻한다. 侶(려)도 짝이나 동반자를 뜻한다. 僧侶(승려)처럼 스님을 가리키기도 한다. 儔侶(주려)는 짝이나 동반자 또는 동료나 같은 무리를 뜻한다. 伴侶(반려)와 뜻이 통하며 배우자를 의미할 수 있다.

그리움과 외로움은 직접 겪을 때만 절실함을 안다. 멀리 떨어져 지내는 부부에게 남이 모를 그리움과 외로움이 없을 수 없다. 화면 속에서 얼굴도 보고 이야기도 나눌 수 있다지만 자녀 교육 때문에 모두 멀리 보내고 혼자 남은 모습은 옆에서 보기에도 안타깝다. 西晉(서진) 張華(장화)의 ‘情詩(정시)’ 제5수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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