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룡, 국수전 ‘이변의 드라마’ 쓰다

  • 입력 2008년 10월 30일 02시 59분


4강전 박정상 맞아 중반 대역전극… 목진석 9단과 내달 도전자 결정전

김성룡 9단이 국수전 도전자 결정전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김 9단은 29일 서울 성동구 홍익동 한국기원에서 열린 52기 국수전 4강전에서 박정상 9단에게 중반 역전극을 펼치며 191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이날 바둑은 중반 무렵 백을 잡은 김 9단이 중앙 흑 세력을 삭감하는 과정에서 좌하 귀를 통째로 내주는 실수를 저질러 흑이 유리한 형세가 됐다. 검토실에선 ‘바둑이 끝났다’고 단언할 정도였다. 하지만 김 9단은 흑의 착각에 힘입어 하변에서 흑 일단을 잡으며 10여 집 이득을 봐 반전 드라마를 펼쳤다.

김승준 9단은 “박 9단이 하변에서 간단한 수를 착각해 근래 보기 드문 역전극이 펼쳐졌다”고 평했다.

목진석 9단은 21일 열린 4강전에서 강유택 2단에게 271수만에 흑 5집반 승을 거두며 도전자 결정전에 선착했다.

김 9단은 목 9단과의 역대 전적에서 1승 10패를 기록하고 있다.

김 9단은 “도전자 결정전이 단판이 아닌 3번기인 점과 역대 전적을 감안할 때 객관적으로 목 9단을 이길 확률이 매우 낮다”며 “하지만 최근 승부호흡이 되살아나고 있고 마음을 비우고 준비한다면 만만치 않은 승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9단은 2004년 제1회 전자랜드배 왕중왕전에서도 바둑계의 예상을 뒤엎고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도전자결정전 3번기 1, 2, 3국은 11월 3, 5, 7일 서울 한국기원에서 열린다. 여기서 승리한 기사는 이세돌 9단과 11월 13일부터 도전 5번기를 벌인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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