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에 평화를” 종교인 뭉친다

  • 입력 2008년 7월 18일 02시 52분


12개국 종교인 분쟁지역 평화 세미나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필리핀 민다나오.

세 곳의 공통점은 정부군과 반군이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아시아의 대표적인 내전 지역이라는 것이다.

아프간 한국인 피랍 사건 1주년을 맞아 아시아 12개국의 종교지도자 30여 명이 한데 모여 이들 세 지역의 분쟁 해결을 모색하는 장이 17일 열렸다.

종교평화국제사업단(IPCR)이 이날부터 20일까지 서울 중구 장충동 소피텔앰배서더 호텔에서 ‘갈등지역에서의 평화 정착을 위한 아시아 종교인의 역할’을 주제로 여는 세미나다.

이날 기조강연은 아프간 피랍 사건 당시 한국인들의 석방을 위해 아프간과 파키스탄 종교지도자들을 접촉한 파키스탄의 미르 나와즈 칸 마르와트 아시아종교인평화회의(ACRP) 의장이 맡았다.

마르와트 의장은 “팔레스타인과 이라크, 아프간, 민다나오, 한반도 등의 문제는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고 결과적으로 많은 인명 피해와 빈곤, 그리고 알려지지 않은 불행을 초래하고 있다”며 “우리 종교인은 가난과 질병뿐 아니라 광신도와 극단주의, 테러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평화 공존을 도출하는 기본 방법으로 종교를 이용해야 하며 종교인들은 여러 종교 간 화합의 다리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첫날 토론 주제인 ‘아프간 충돌의 원인과 해결책’에 대해서는 평화재단 유정길 기획실장이 발제를 했다.

유 실장은 2002년부터 3년간 불교 정토회 산하 국제구호단체 JTS 소속으로 아프간 난민 캠프와 카불, 바미얀 지역에서 교육 지원사업을 한 지역전문가.

그는 “현지 문화와 종교를 존중하지 않고 자신의 종교를 확대하려는 한국 종교단체의 공격적인 선교를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 세계에 수많은 종교인이 있는데도 문명이 파국으로 가는 것은 종교가 야만적인 문명을 선도하지 못하고 그 문명의 한 부품으로 이용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일부 종교단체가 인간의 욕망을 충동질해 갈등과 전쟁을 일으키는 편에 서서 이를 더욱 부추기고 있는 점을 돌아보고 참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가자들은 18일 민다나오와 이라크 사례를 논의한 뒤 아시아 지역의 분쟁 해결을 위한 국제 종교 간 네트워크 형성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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