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463>哀樂不同而不遠, 吉凶相反而相襲

  • 입력 2008년 7월 16일 03시 01분


哀(애)는 悲哀(비애)나 哀悼(애도)처럼 슬픔이나 슬퍼하다의 뜻이다. 樂(락)은 苦樂(고락)이나 歡樂(환락)처럼 즐거움이나 즐거워하다의 뜻이다. 본뜻은 音樂(음악) 또는 악기이며 독음도 ‘악’이다. 크고 작은 북을 나무 걸개에 걸어놓은 모습을 본뜬 상형자이다. 또 좋아하다의 뜻이면 樂山樂水(요산요수)처럼 ‘요’로 읽는다.

吉(길)은 병기를 기물 안에 담은 모습의 변형이다. 무기가 사용되지 않는 것으로 전쟁이 없음을 나타냈다. 祥瑞(상서)로움이나 행운 또는 福(복)을 뜻한다. 그와 상대적인 凶(흉)은 파인 웅덩이에 빠짐을 나타낸 指事字(지사자)이다. 불운이나 불길함, 凶惡(흉악)처럼 모질고 사나움, 재앙이나 흉년을 뜻한다.

反(반)은 절벽인 (엄,한)(한)과 손인 又(우)가 합해져, 손으로 절벽에 오르는 모습을 나타냈다. 본뜻 외에 뒤집거나 구르다의 뜻, 正(정)과 상대적인 반대의 뜻, 되돌리다의 뜻이 있다. 끌어당기다의 뜻인 반(반)이나 되돌리다의 뜻인 返(반)은 그 파생자이다.

襲(습)은 옷 위에 옷을 덧입히다가 그 본뜻이다. 殮襲(염습)은 시신에 옷을 입히고 염포로 묶는 것이다. 중첩하다의 뜻, 踏襲(답습)처럼 이어받다의 뜻이 있다. 뜻밖에 들이닥치다의 뜻도 있다. 掩襲(엄습)은 뜻하지 않게 또는 갑작스럽게 들이닥치다의 뜻이다. 여기서의 相襲(상습)은 서로 밀접하게 이어짐을 의미한다.

슬픔과 기쁨은 그리 멀리 있지 않아 바로 바뀔 수 있다. 그러니 슬퍼도 희망을 잃지 말며, 기뻐도 마냥 기뻐만 하지는 말 일이다. 길흉화복도 마찬가지로 서로 잠복되어 있다. 운이 좋으면 불운에 대비하고, 불운하면 희망으로 극복해야 한다. 唐(당) 王勃(왕발)의 ‘平臺秘略贊(평대비략찬)’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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