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민족정신-한국학 열정, 우리시대 원로의 고백

  • 입력 2008년 5월 3일 03시 00분


◇ 역사의 신(續), 나와 중국(續)/김준엽 지음/386, 373쪽·각권 2만 원·나남

‘역사의 신’은 김준엽 전 총장이 1985년 고려대 총장직에서 물러난 뒤 틈틈이 썼던 글과 주변인들이 그에 대해 썼던 글을 모은 책이다. 제목은 김 전 총장이 직접 붙인 것이다. 그는 “역사의 신이 있어 모든 일은 정의롭게 이뤄질 것이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 책에서 그는 ‘잊지 못할 추억’이라는 제목으로 신의주고등보통학교 시절을 회상했다. 1935년 강계군 시중보통학교를 졸업한 뒤 같은 해 신의주고보에 입학했다. 당시 신의주고보에 다니면서 어떻게 해서 민족정신이 싹트기 시작했으며 반골 정신이 형성됐는지 배경을 서술했다.

‘나와 중국’은 김 전 총장이 오랫동안 각별히 추진했던 중국 내 한국학 연구 풍토 조성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담고 있다. 그는 서문에서 “학자의 본분을 잊지 않으면서 나라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다가 중국과의 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과 친선을 이루는 길은 한국과 중국의 학술적 연계를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했으나 당시에는 한국과 중국이 미수교 상태여서 중국에 들어가는 일조차 어려웠다.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인 끝에 수교 전인 1988년 중국에 첫발을 들여놨고, 중국 내 한국학 연구 풍토 조성에 힘을 썼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중국의 12개 대학에서 명예교수로 위촉받았으며 중국 정부로부터 문화훈장도 받았다.

김 전 총장은 “이제 내가 세운 목표(중국 내 한국학 연구소 설립 등)는 다 이뤘다”며 “후배들이 내가 한 일에 하나씩만 더 보태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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