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351>福善之門莫美於和睦

  • 입력 2008년 2월 11일 03시 02분


여기서의 善(선)은 吉(길)하다 또는 祥瑞(상서)롭다의 뜻이다. 福善(복선)은 다복하고 상서로움을 가리킨다. 門(문)은 드나드는 곳이나 거치는 길을 뜻하며, 또 사물이 생겨나는 곳을 뜻하기도 한다. 福善之門(복선지문)은 복과 상서로움이 들어오는 길 또는 그 원천을 가리킨다. 莫(막)은 특수한 지시대명사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다 또는 ∼한 것은 없다로 풀이할 수 있다. 美(미)는 아름답다는 뜻 외에 좋다 또는 훌륭하다의 뜻으로도 많이 쓰인다. 於(어)는 때나 장소를 표시하는 데에 많이 쓰이지만, 여기서처럼 비교를 나타내어 ∼보다로 풀이되기도 한다. 和睦(화목)은 사이가 정겹고 친함을 뜻한다. 睦(목)은 화목하다 또는 친근하다의 뜻이다.

집안이 화목해야 이웃과도 화목할 수 있고, 그로부터 온 사회나 인류로의 확대가 가능하다. 또 家和萬事成(가화만사성)이라고 하였다. 화목하다면 이미 다 이루어진 것이나 다름이 없으리라. 화목하지 못한 가정에 무슨 즐거움과 편안함이 있겠는가.

이 구절 뒤에서는 재난과 근심의 근원은 집안 내부의 벌어진 틈보다 더한 것이 없다고 하였다. 틈이 벌어지는 것은 쌍방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제3자가 개입하여 생기는 수도 있다. 반대로 제3자에 의해 벌어진 사이가 회복될 수도 있다. 그러니 제3자의 역할도 중요하다. 집안이 그렇고, 사회가 그렇고, 국가나 세계도 예외일 수 없다.

화목은 온 인류의 소망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가정에서부터의 화목이 온 세상에 퍼진다면 어디인들 즐겁지 않고 편안하지 않은 곳이 있겠는가. 그런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母子(모자) 사이의 화목을 당부하는 황제의 글 ‘賜東平太后璽書(사동평태후새서)’의 한 부분으로 ‘漢書(한서)’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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