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국립민속박물관 ‘쥐띠해 특별전’

  • 입력 2007년 12월 24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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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무자(戊子)년 쥐띠 해, 쥐의 역사적 문화적 의미를 되돌아보는 전시가 마련됐다.

내년 2월 25일까지 서울 경복궁 내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열리는 ‘십이지의 첫자리 쥐’. 삼국시대부터 1970년대까지 쥐와 관련된 다양한 유물을 전시한다.

십이지 동물 가운데 쥐는 예지(叡智)와 다산(多産), 부지런함을 상징한다. ‘쥐의 상징’ 코너에서는 쥐의 이 같은 특징을 보여 주는 유물들을 만날 수 있다. 납석으로 만든 통일신라 쥐 조각상, 잡귀의 침범을 막기 위해 사찰에 걸어 놓았던 19세기 쥐 불화, ‘쥐띠 해에 태어난 사람은 젊었을 땐 어렵게 살지만 중년 이후에는 평탄하게 산다’고 적혀 있는 20세기 초 문헌 ‘당사주(唐四柱)’ 등.

십이지 동물로서의 긍정적 이미지와 달리 실제 생활에서는 쥐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곳간의 쌀을 축내고 병균을 옮기는 존재, 쥐구멍을 나올 때 좌우를 둘러보고 나오는 의심 많은 존재, ‘쥐꼬리만 한’이라는 말에서 연상되듯 보잘 것 없는 존재로 여겨지기 때문. ‘생활 속의 쥐’ 코너에서는 쥐의 이러한 면모를 엿보게 해 주는 유물이 다수 전시된다.

무를 갉아먹고 있는 쥐를 묘사한 조선시대 그림, 1960년대 쥐잡기 운동 포스터, 쥐로 인한 병충해를 막기 위해 사용했던 20세기 초 부적, 쥐와 병해충을 잡기 위한 쥐불놓이 깡통과 쥐덫 등.

쥐라는 동물 하나에도 이토록 다채로운 문화적 의미가 담겨 있다니, 쥐와 함께하면서도 쥐를 퇴치하면서 살아 왔던 옛사람들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귀한 전시다. 02-3704-3173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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