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304>立志欲堅不欲銳, 成功在久不在速

  • 입력 2007년 12월 3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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立志(입지)는 뜻을 세우다, 즉 목표를 정한다는 뜻이다. 欲(욕)은 바라다의 뜻으로 많이 쓰이지만 여기에서처럼 응당 ∼해야 한다는 뜻으로도 쓰인다. 堅(견)은 단단하다 또는 굳건하다는 뜻이다. 堅固(견고)는 단단함을 의미하고, 堅持(견지)는 굳건히 지님을 의미한다. 銳(예)는 여기서는 細小(세소·가늘고 작음)하다, 즉 세세하다는 뜻이다. 원래는 날카로운 무기를 가리키며, 날카롭다는 뜻과 뾰족하다는 뜻이 있다. 銳利(예리)는 날카롭거나 영리하다는 뜻이고, 銳鋒(예봉)은 날카로운 창이나 칼의 끝을 가리키며 날카로운 기세를 의미하기도 한다. 또 新銳(신예)는 새로운 정예의 인물이나 사물을 가리킨다.

在(재)는 ∼에 있다 또는 존재하다의 뜻이다. 久(구)는 기간이 오래되다 또는 오래도록 변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永久(영구)는 영원히 변치 않고 오래 지속함을 뜻한다. 久仰(구앙)은 오래도록 우러러 존경했다는 뜻으로서, 초면에 상대를 높이는 인사말로 쓴다. 速(속)은 빠르다는 뜻과 재촉하다 또는 서두르다의 뜻이 있다.

뜻을 세우는 일은 자세한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끝까지 그 뜻을 견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중도에 그만둔다면 모두가 허사이기 때문이다. 또 성공은 오랜 노력으로 거두는 것이지 서두른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그 결과가 오래 지속되어야 진정한 성공이다. 서둘러 거두려하면 그 성공은 완전하기 어려우며, 그래서 오래가지도 못한다. 그런데도 그럴듯한 목표 아래 급속한 성공만을 꾀한다면, 끝에 가서 남는 것은 공허한 후회와 변명뿐이리라. 중요한 정책의 입안자가 이를 잊는다면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 宋(송) 張孝祥(장효상)의 ‘논치제차자(論治制箚子)’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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