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에도 코치 한 명 있으면 좋을 텐데…‘Life Coach’

  • 입력 2007년 11월 14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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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건물에서 한국라이프코치연합회 전도근 회장(왼쪽에서 세 번째)이 시간관리코칭 강의를 진행하기에 앞서 참가자들과 교감을 이루기 위해 박수 치기로 몸을 풀고 있다. 이훈구 기자
9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건물에서 한국라이프코치연합회 전도근 회장(왼쪽에서 세 번째)이 시간관리코칭 강의를 진행하기에 앞서 참가자들과 교감을 이루기 위해 박수 치기로 몸을 풀고 있다. 이훈구 기자
스스로 문제 해결하도록 돕는 개인 컨설팅 기법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 홍익대 주변의 한 건물에서 열린 한국라이프코치연합회의 ‘시간관리코칭’ 모임. 강사로 나선 이 단체의 전도근 회장이 물었다.

“여러분 중 몇 명이나 시간 관리를 하십니까?”

참석자 15명 중 10명 정도가 시간관리를 안 한다고 대답했다.

전 회장의 라이프코칭이 이어졌다. “자꾸 일을 미루게 되죠? 그렇다면 주간 단위로 계획을 세워 보세요. 목표치에 가깝게 일을 마칠 수 있을 겁니다.”

여느 강의와 달리 피드백이 즉석에서 이뤄지고 있었다. 모임에 참석한 김시현(33) 씨는 “라이프코치가 청중의 처지에서 강의하는 것 같다”면서 “시간관리의 중요성을 피부로 느끼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라이프코칭’으로 불리는 ‘컨설팅’ 기법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라이프코치는 말 그대로 삶의 방향을 코칭해 주는 전문가다. 삶의 변화를 꾀하는 사람들에게 다가가 그들 스스로가 문제를 해결하도록 도와준다.

○ 고객 고민 들어주던 보험설계사들이 시초

라이프코칭은 1990년대 초 미국에서 보험설계사들이 고객의 재정상담을 해 주면서 개인적 고민까지 들어주는 과정에서 탄생했다. 이후 경영학적 개념들을 접목시키면서 새로운 컨설팅 기법으로 자리 잡았다.

컨설팅과 비슷하지만 차이가 있다. 컨설팅은 주로 조직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반면 라이프코칭은 개인의 변화에 초점을 맞춘다. 또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고객이 문제의 원인과 해결책을 스스로 찾도록 도와주는 데 주력한다. 조직관리가 중요한 기업의 고위 간부들이 주요 고객이다.

라이프코치는 2003년경부터 국내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현재 한국라이프코치협회를 비롯해 10여 개 전문단체와 기업들이 라이프코치를 양성하고 있다. 한국라이프코치협회에 200여 명의 회원이 등록돼 있는 등 국내에서 활동 중인 라이프코치는 500여 명으로 추정된다.

○ “많이 들어주니까 고객들 신뢰 저절로 늘어”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진로 상담을 해 주는 교육 컨설턴트 안승권(31) 씨는 9월 한 기관에서 라이프코치 기초과정을 이수했다. 코칭 개념을 도입한 후 고객이 두 배 이상 늘었다.

“그전에는 고객의 문제를 찾아서 분석하고, 그 결과를 말해주는 데 주력했지만 지금은 이야기를 듣는 데 집중합니다. 그들의 처지에서 고민하게 되고 신뢰가 더 쌓여 고객 만족도가 높아진 것 같습니다.”

최근 부산에 이미지메이킹 교육원을 연 김혜리(26·여) 씨는 오래전부터 이미지 컨설팅을 해 왔다. 김 씨도 라이프코치 과정을 이수한 후 교육 방법이 바뀌고 고객도 늘었다고 한다.

“예전에는 고객의 이미지가 좋게 보이도록 주로 외적인 것을 코치해 줬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고객에게 이미지가 나쁜 이유에 대해 스스로 고민하도록 권하고, 문제를 발견한 뒤에는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습니다.”

라이프코치들은 “고객 스스로가 문제점을 발견해야만 해결책을 찾으려는 의지도 가질 수 있다”면서 “라이프코칭이 효과를 거두려면 고객의 자발적 참여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들은 “물고기를 사 주는 것보다 낚시 방법을 스스로 터득하게 가르쳐 주는 것과 비슷한 이치”라고 설명한다.

○ 대개 3개월 정도 일대일 면담

라이프코칭은 최근 비즈니스 영역을 넘어 다양한 방면으로 확산되고 있다. 한국라이프코치연합회의 경우 코칭 분야가 20가지가 넘는다. 코치의 전공에 따라 분야를 세분해 놓은 것. 리더십, 비즈니스, 웰빙라이프, 건강, 행복 등 5개의 큰 영역별로 각각 4∼6개의 세부 영역이 있다.

라이프코치는 공인 자격증이 없다. 한 기관을 골라 라이프코치 과정을 이수한 뒤 그 기관에서 자격증을 받으면 된다.

양성기관마다 수강비용과 강의 내용이 천차만별이다. 가령 한 기업체의 라이프코치 양성과정은 초급 과정(2일)을 이수한 뒤 11주의 심화과정을 끝내야 라이프코치 인증서를 준다. 과정을 모두 마치려면 300만∼600만 원이 든다. 반면 한국라이프코치연합회의 경우 2일의 집중 양성과정을 36만 원에 운영하고 있다.

라이프코치들이 고객에게 상담을 해 주는 기간은 대개 3개월 내외다. 상담은 주로 일대일 상황에서 이뤄지며 많은 고객을 상대로 강연 형식으로 이뤄지기도 한다.

코칭 비용은 코치의 경력과 유명도에 따라 다르다. 한 대기업 임원은 유명 라이프코치에게서 코칭을 받는 대가로 월 50만∼100만 원의 수강료를 낸다. 반면 중소기업 사장 송모(38) 씨는 20만 원을 주고 있다. 초보 라이프코치에게서 코칭을 받을 경우 금액은 월 10만 원 내외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라이프코치 양성 기관:

한국라이프코치협회 www.lifecoach.or.kr

한국라이프코치연합회 cafe.naver.com/jdksos.cafe

아시아코치센터 www.asiacoach.co.kr

인코칭 www.incoaching.com

씨엠오이코리아 www.cmoe.co.kr

비즈니스코칭연구소 www.coaching.co.kr

룩스컨설팅 www.luxc.com

▼나한테 나만한 코치가 있나▼

셀프코칭은 이렇게

다른 사람의 힘을 빌리지 않고 내 삶을 업그레이드하고 싶다면 ‘셀프코칭’을 해 보자. 셀프코칭은 라이프코칭 기법을 활용해 스스로를 돌아보고 변화를 모색하는 일종의 ‘자가 컨설팅’이다. 라이프코칭 기법이 다양한 만큼 셀프코칭 기법도 많다. 일반적으로 10∼12주 일정으로, 다음 4단계에 따라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①내면 들여다보기 현대인은 많은 부(富), 월등한 능력, 원만한 인간관계를 원한다. 또 이 세 가지를 바탕으로 개인과 가정의 행복을 원한다. 마지막으로 장밋빛 미래를 꿈꾼다. 이 ‘6대 염원’이 셀프코칭의 출발점이다. 염원을 이루고 싶다면 스스로 변화하라.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말고 솔직하게 자신의 욕구를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타인의 시선으로 자신을 냉정하게 바라보자. 만약 자신이 뭘 원하는지 잘 모르겠다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자. <표 참조>

②목표 정하기 가정, 직장, 성격, 대인관계, 여가, 비전 등 고쳐야 할 분야가 어디 한둘이겠는가. 그러나 한꺼번에 모든 것을 변화시킬 수는 없다. 한 가지 분야를 먼저 정하되, 기왕이면 현재 가장 불만이 큰 분야를 고르자.

분야가 결정됐으면 목표를 찾자. 목표는 가급적 구체적인 게 좋다. 만약 ‘직장에서 성공하기’로 목표를 정한다면 성공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러나 ‘직장에서 상사와 잘 지내는 법 찾기’라면 10주 이내에 달성할 수도 있다.

③실천행동 짜기 이제 목표 달성을 위한 액션플랜을 짜야 한다. 이때는 자신의 장점과 잠재능력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유머감각이 전혀 없는 사람이 ‘상사와 잘 지내기 위해 유머를 최대한 발휘하겠다’라는 액션플랜을 짠다면 결과는 좋지 못할 것이다. 이런 사람이라면 차라리 ‘하루에 3회 이상 상사 칭찬하기’가 현실적이다.

액션플랜을 짤 때에는 ‘매일 1회 이상 웃어 주기’ ‘매일 3회 이상 인사하기’처럼 내용, 횟수, 시간 등을 구체적으로 정하도록 한다.

④실행 및 평가하기 처음에는 어색하다고 느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억지로라도 지침을 이행해야 한다. 창피하다거나 계면쩍다고 슬쩍 미루면 셀프코칭은 실패하고 만다. 항상 변화의 가장 큰 장애 요소는 바로 본인이라는 점을 명심하도록 한다.

1주일마다 성적표에 점수를 적어 놓도록 한다. 스스로 생각했을 때 80점이 넘는다면 지금 방식을 유지하면 되지만 70점을 넘기지 못했다면 이유를 분석하고 그 결과를 반영해야 한다.

10∼12주 후 셀프코칭이 끝나면 최종 평가를 한다. 중간 점검 때와 동일하게 70점 이하라면 3단계부터 다시 시작한다. 점수가 만족스럽다면 새로운 목표를 정해 셀프코칭을 시작하면 된다.

나를 발견하기 위한 18가지 질문
사람영역나를 짜증나고 힘들게 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나를 유쾌하고 편안하게 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경멸스럽고 실망스러운 사람은 누구인가
존경스럽고 감동을 주는 사람은 누구인가
업무영역정말 싫지만 억지로 하는 일이 무엇인가
내가 원해서 하고 있는 일이 있는가
너무 하고 싶었지만 못한 일이 있는가
정말 하기 싫어서 내 의지로 관둔 일이 있는가
생활영역여유 있는 생활을 가장 방해하는 것은 무엇인가
삶을 여유롭게 만드는 가장 큰 요소는 무엇인가
정말 하고 싶지만 돈이 없어 못하는 것은 무엇인가
돈이 없어도 충분히 성공한 것이 있는가
이루지 못했고, 앞으로도 못 이룰 것 같은 꿈은 무엇인가
그동안 달성한 꿈은 어떤 것이 있는가
미래전망현재의 어떤 점이 가장 불만인가
현재의 어떤 점이 가장 만족스러운가
미래의 어떤 점이 가장 불안한가
미래의 어떤 점이 가장 기대되는가
자료:한국라이프코치연합회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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