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273>恃人不如自恃, 人之爲己不如己之自爲也

  • 입력 2007년 10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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恃(시)는 믿고 의지한다는 뜻이다. 어머니를 지칭하기도 한다. 어머니를 所恃(소시)라고도 한다. 믿고 의지한다는 뜻의 글자로 호(호)도 있는데, 이는 아버지를 지칭한다. 아버지를 所호(소호)라고도 한다. 물론 호恃(호시)는 믿고 의지한다는 뜻이며, 동시에 부모를 의미한다. 人(인)은 흔히 다른 사람, 즉 남을 뜻한다. 不如(불여)∼는 ∼보다 못하다는 뜻이다. 自恃(자시)는 자신을 믿고 의지한다는 뜻이다. 自(자)는 동사 앞에 놓여 그 목적어가 되며, 자기라는 뜻이다. 爲(위)는 위한다는 뜻이다. 自爲(자위)는 자기를 위한다는 뜻이다. 경우에 따라 스스로 행하다 또는 저절로 ∼이(가) 된다는 뜻이 될 수도 있다. 也(야)는 문장의 종결에 흔히 쓰이는데, 여기서는 이유를 단정한다.

魯(노)나라 재상 公儀休(공의휴)는 물고기를 즐겨 먹었다. 그러자 수많은 사람들이 물고기를 그에게 선물했다. 그러자 그는 거절하며 말했다. “물고기를 받으면 법을 어겨가며 일을 처리할 수 있소. 그러면 자리에서 쫓겨나고, 영영 물고기를 먹을 수 없소. 스스로 물고기를 사먹어야 늘 먹을 수 있소.”

남이 나를 위하는 것은 역시 그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때로는 일시적이고, 때로는 실정에 맞지 않고, 때로는 어떤 불순한 목적을 지닌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역시 자신이 스스로를 위하는 것만은 못하다. 그러니 남에게 의존하기보다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가장 믿음직하고 그 결과도 바람직하다. 어찌 그것이 청렴함을 유지시킬 뿐이겠는가? 지혜나 재능을 강화시켜 자신을 향상시키는 데에도 크게 유리하다. ‘韓非子(한비자)’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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