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국내 화가의 사실주의 회화의 문제점

  • 입력 2007년 10월 18일 16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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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주의 작품이 해외 경매에서 얼마에 낙찰됐다고 보도되기도 한다. 하지만 필자는 이런 것에 아연실색한다. 사실주의 작품은 한국화가 작품들이 인기를 얻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중국, 몽골, 우즈벡 작가들이 훨씬 더 정교하고 세밀하게 작품을 내고 있고, 이미 그 나라의 유명 사실주의 회화는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즉, 유럽, 미국 등에서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비싸다고 해도 ‘이들 작품은 국내 최고 수준이 아니라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이들의 작품이 국내 화랑에서 판매되는 ‘국내 최고 수준의 화가 작품’보다 저렴하다.

하지만, 왜곡된 국내시장에서는 과일, 사물을 하나 잘 그렸다고 대단한 것인 양 보도된 일이 많다. 그렇게 될 수가 없다. 이미 세계화된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국내용으로는 피해자만 양산한다. 이미 중국, 몽골, 우즈벡 등의 작품이 월간 수백점이 판매되고 있다. 더 많은 나라의 더 많은 작품들이 소개될 것이다. 포털아트(www.porart.com)가 하지 않아도 누군가는 할 것이다.

혹자는 “계속되는 극사실화의 인기와 시장성에 요즘 옥션이나 전시에서 새롭게 등장한 많은 젊은 극사실주의 작가들을 볼 수 있으나 대부분이 캔버스 천위에 전사(실사)로 프린팅을 받아서 그 위에 살짝 유화나 아크릴로 덧칠한 것”이라고 주의를 당부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이전의 문제가 있다. 사실주의 작품은 저임금 국가 화가들이 더 잘할 수밖에 없는 기본적인 문제가 있다. 예를 들어보자. 북한의 사실주의 동양화, 특히 풍경화, 화조도, 호랑이 작품 등은 한국화(동양화), 국화(중국의 동양화)를 뛰어 넘는다.

그래서 중국의 국화를 소개하지 못한다. 보면 알기 때문에 경매 낙찰가격이 너무 낮아지기 때문에 못하는 것이다. 물론 예외는 있다. 그 동안 찾아 소개한 결과 현대 미감에 맞는 최고 수준의 동양화 작품은 이경모 교수 작품과 원로화가 우희춘 화백의 작품이다. 경매 낙찰가격도 당연히 북한의 조선화 보다 높다.

사실주의 회화는 작가의 오랜 노력과 인고의 세월 후에 작품을 낸다. 그래서 사실주의 회화 작품은 손맛이 묻어난다고도 한다. 하지만, 이를 반대로 이야기하면 어느 정도 자질이 있는 화가가 오랜 동안 숙련하거나, 자질이 뛰어나 짧은 숙련을 통해서도 사물을 똑같이 묘사하는 실력이 있다면 사실주의 회화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포털아트는 국내 작가의 사실주의 회화를 거의 소개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중국 등 해외 사실주의 회화가 국내에 들어 올 것이고 들어오면 내 무덤을 내가 파는 결과를 만들기 때문이다. 즉, 국내 사실주의 작품을 비싸게 팔았는데, 유럽 미국 등에서 국내 화가 사실주의 회화보다 더 비싸게 팔리는 ‘세계 최고 수준의 사실주의 회화’ 작품이 국내에 소개되면, 국내 사실주의 회화작품을 구입한 분들이 큰 손실을 입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주의 작품은 기본적으로 누구나 노력하면 할 수 있는 작품이다. 예술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창의성이다. 창의성이 무엇인가? 독창성이다. 그 만의 작품이어야 한다.

자신만의 작품을 창작하는 화가, 독창적인 화가 작품이 좋은 작품임은 말할 필요가 없다. 포털아트는 이러한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포털아트 경매 결과를 보면 같은 화가가 사실주의 작품을 낸 경우와 자신만의 독창적인 작품을 낸 경우 경매 낙찰가는 두 배 이상 차이가 난다.

동구권 나라 작품들을 조금 변형해 작품을 낸 화가 작품, 3백억원 하는 모네 작품을 변형한 것이 아니고, 흐릿한 형상도 없는 20억짜리 모네 작품을 좀 변형시킨 작품이 오프라인 경매나 화랑에서 호당 1천만원을 한다고 해도, 그 작품들은 언제 폭락해도 폭락할 수밖에 없다.

가장 중국다운 작품이 가장 세계적인 작품이 된다. 중국 작품 중 85억원에 낙찰된 작품을 보라. 48억원에 낙찰된 작품을 보라. 지금 그 작품보다 더 좋은 작품을 100만원에도 구입할 사람이 없다. 하지만 48억, 85억이다. 그 작품이 비싼 이유는 예술성이 뛰어난 것이 아니다. 또한, 사실성이 뛰어난 것도 아니다. 그 당시에 그 화가가 가장 시대적 배경을 잘 화폭에 담은 것이다. 이것이 정답이다.

북한의 작품들을 보라. 그 작품들이 창작될 때 나온 북한 작품들이나 현재 나오는 북한 작품들을 보라. 그 중에서 48억 작품, 85억 작품을 찾는 것이 진정한 컬렉터가 할 일인 것이다.

북한 작품이 수천만원에 런던 전시에서 팔렸다고 한다.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도 다 확인 가능하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그 가격의 10% 수준에 판매되고 있다. 북 화가가 진품임을 확인한 사진이 첨부된 작품도 그 가격의 10% 수준에 판매되고 있다.

그리고 컬렉터라면 최소한 해외 경매에서 1등에서 10등까지 작품 사진을 뽑아서 가지고 다니기 바란다. 해외 경매 결과는 투명하게 공개되고 역사를 가지고 있다. 즉, 한 작품 당으로 오랜 기간 거래된 내역이 다 공개되어 있다. 따라서 이들 작품만 보아도 어떠한 작품을 선택하여야 하는지 알 수 있다는 의미이다. <기고 : 포털아트 김범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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