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악단의 재발견… 23일 폐막 ‘2007 교향악 축제’

  • 입력 2007년 4월 25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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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예술의 전당과 동아일보사가 공동 주최한 ‘2007 교향악축제’가 1일부터 23일까지 화려한 대장정을 마쳤다.

예년엔 예술의 전당 측이 주제와 레퍼토리를 통제하던 것과 달리 올해에는 각 교향악단이 자율적으로 레퍼토리를 선정한 것이 특징. 이번 축제에 처음으로 참가한 김천시립교향악단을 비롯해 많은 지방교향악단은 악단의 실력을 키울 수 있는 브람스 교향곡을 선택했다. 또한 말러 교향곡은 한 편도 없는 대신 브루크너 교향곡(수원시향, 제주시향, 전주시향)이 강세를 보였다.

○ 인천시향, 중국인 지휘자 영입 후 발군의 연주력

이번 교향악축제에는 중국 바람이 거셌다. 올해 인천시향의 상임지휘자로 취임한 천쭤 황은 시벨리우스의 작품만으로 무대를 꾸미는 도전을 시도했고, 폐막 연주는 코리안심포니와 중국 랴오닝교향악단의 협연으로 꾸며졌다. 올해 한중 수교 15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도 있었지만, 그만큼 전 세계 클래식계에 불어 닥치는 중국의 거센 황사바람을 체감할 수 있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상임지휘자가 없어서 교향악축제에 참가하지 못할 정도로 침체해 있던 인천시향의 변화는 놀라웠다. 홍승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인천시향이 중국의 수준급 지휘자를 영입한 뒤 연주력 부문에서 가장 발군의 발전을 보였다”며 “바이올리니스트 피호영 씨의 협연도 손꼽을 만한 명연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12년 만에 교향악축제를 찾은 군산시향(지휘 임동수)의 연주에 대해 음악칼럼니스트 정준호 씨는 “일요일 대낮의 충격”이라고 표현했다. 이렇듯 교향악축제는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지방악단의 예기치 않은 발견이 즐거움과 감동을 던져 준다. 이름값만 믿고 도도하고 심드렁한 연주를 하는 기존 유명 악단보다 1년 내내 이 무대를 위해 연습하며 성심껏 준비해 온 오케스트라가 더욱 깊은 감동을 주기 때문이다.

○ 유료 관객 수 작년보다 20% 이상 늘어나

협연자 중에는 피아니스트 박휘암, 손국임, 바이올리니스트 피호영, 비올리스트 강주이 씨 등이 많은 갈채를 받았다. 음악칼럼니스트 유혁준 씨는 “강주이 씨는 난곡인 시닛케의 비올라협주곡에서 비올라가 표현할 수 있는 모든 테크닉의 진수를 보여 주었다”고 평했다.

올해 교향악축제에는 연인원 총 2만8500명의 관객이 모여 어느 해보다 뜨거운 열기를 뿜어냈다. 특히 유료 관객은 1만7000명으로 지난해보다 3000명이나 늘었다. 가장 많은 관객을 끌어 모은 악단은 부산시향(1987명)이며, 유료 관객이 가장 많았던 악단은 부천필(1680명)이었다.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들의 수준 높은 관람 태도는 내년이면 20주년을 맞는 교향악축제가 교향악 저변 확대에 큰 몫을 하고 있음을 실감하게 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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