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 in JAPAN]<6>후쿠시마 현 아르츠반다이 스키장

  • 입력 2007년 3월 10일 02시 59분


코멘트
‘닛폰오픈 스노보드 챔피언십’의 파크스타일 부문에서 멋진 기술을 선보이고 있는 스노보더. 그 뒤에 후쿠시마 현의 상징인 반다이 산이 보인다. 사진 제공 아르츠반다이
‘닛폰오픈 스노보드 챔피언십’의 파크스타일 부문에서 멋진 기술을 선보이고 있는 스노보더. 그 뒤에 후쿠시마 현의 상징인 반다이 산이 보인다. 사진 제공 아르츠반다이
지난달 14일 눈사태로 2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친 일본 혼슈의 최북단 아오모리 현의 하코다 산. 로프웨이 아래로 펼쳐진 주효(樹氷·들러붙은 얼음눈으로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변한 나무) 사이로 스키를 탄다. 사진 제공 기타도호쿠3현 관광청 한국사무소
지난달 14일 눈사태로 2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친 일본 혼슈의 최북단 아오모리 현의 하코다 산. 로프웨이 아래로 펼쳐진 주효(樹氷·들러붙은 얼음눈으로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변한 나무) 사이로 스키를 탄다. 사진 제공 기타도호쿠3현 관광청 한국사무소
후쿠시마 현 반다이 산(1819m) 아래 자리 잡은 스키장 ‘아르츠반다이’. 스키어보다는 스노보더가 더 아끼고 선호하는 곳이다. 보더를 위한 시설이 충실할 뿐 아니라 매년 ‘닛폰오픈 스노보드 챔피언십‘(2월)과 ’슬로프스타일 아르츠‘(3월) 등 국제적인 스노보드 대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이 기간에 맞춰 가면 세계 최정상 보더들의 현란한 묘기를 감상할 수 있다. 올해의 ‘닛폰오픈 2007’에는 숀 화이트, 데니 데이비스, 토라 브라이트, 캐빈 피어스 등 정상급 선수가 출전했다.

아르츠반다이 스키장이 보더들을 매료시키는 것은 초보자를 위한 엔트리 파크에서 국제대회용 글로벌 파크까지 수준별로 다양한 보드파크가 무려 6개나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 설치된 시설만도 하프파이프, 키커, 레일 잼 등 모두 100개에 이른다.


약 300만 평의 스키장에는 슬로프가 29개나 있고 11기의 리프트가 운행된다. 짧고 단조로운 국내 슬로프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다양해 2, 3일간의 스노보딩 여행에 아무런 손색이 없다. 초보자를 위한 아르츠스노 레슨은 보장성 보드스쿨로 일정한 시간이 지나도 회전을 제대로 못하면 강습료를 환불해 준다. 영어 레슨도 가능하다.

일본 스키장이 한국과 완벽히 차별화되는 것은 넓고 긴 슬로프다. 그래서 운동량이 많고 덕분에 금방 허기가 진다. 그런 보더를 겨냥해 지은 곳이 ‘더 라이더스’라는 유럽풍 휴게공간이다. 주 메뉴는 햄버거와 BBQ샐러드인데 음식량이 다른 식당보다 훨씬 많다.

이곳에 가는 루트는 두 가지. 니가타 공항에서는 자동차로 2시간, 후쿠시마 공항에서는 1시간 20분이 걸린다. 아르츠반다이 근방에는 일본의 4대 호수 가운데 하나인 이나와시로가 있다. 호수를 낀 스키장은 두 가지 장점이 있다. 눈이 많고 경치가 좋다. 정상에서 다운힐하는 도중 쉬면서 바라보는 호수 풍광은 절로 감탄사가 나올 정도다.

○여행 정보

◇리조트 100배 즐기기 ▽아르츠반다이의 명물 ‘맛보증 카레라이스’=후쿠시마 현의 질 좋은 쌀과 반다이의 맛있는 약수를 이용해 자체 개발한 카레라이스. 야채카레, 치킨카레 등 여러 종류다. 맛이 없다고 느끼면 전액 환불해 준다고 한다. 그만큼 맛을 자신한다. ▽오오루리 온천=리조트에서 5분 거리의 천연 온천. 반다이 산 온천호텔의 부속시설이다. 노천탕은 풍치가 그만이다. 탕 안에서 눈 덮인 반다이 산과 이나와시로 호수가 보인다. ▽아르츠반다이 스키장=www.alts.co.jp ▽닛폰오픈=www.nipponopen-snowboarding.com

◇패키지 상품(3박 4일) ▽현대드림투어(www.hyundaidreamtour.com)=수 금요일에는 니가타 공항으로, 화 목 토요일에는 후쿠시마 공항으로 가는 패키지 판매. 아르츠 반다이 산 온천호텔 투숙. 54만9000원. ▽하나투어(www.hanatour.com)=금요일 출발. 44만9000원.

◇닛폰오픈 2007 스노보드 챔피언십=US 오픈, 유로피안 오픈과 더불어 세계 3대 스노보드 선수권대회 중 하나. 2004년부터 아르츠반다이에서 매년 열리고 있는데 올해는 지난달 20∼25일 열렸다. 파크스타일과 하프파이프의 남녀 종목 외에 레일 점프도 추가. ‘오픈’의 의미는 세계 정상급 프로와 아마추어 선수가 함께 겨룬다는 것. 이 덕분에 메이저 선수로 가는 등용문 역할을 한다. 올해는 토리노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숀 화이트와 토라 브라이트가 하프파이프 부문에서 우승(상금 2만 달러)했다.

후쿠시마=윤상선 기자 yoonss@donga.com

▼눈사태 공포▼

눈많은 일본 사고 많아… 2000년이후 12명 사망

자연 누비는 백컨트리 스키땐 꼭 가이드 동반을

눈사태가 이제 더는 ‘강 건너 불구경’이 아니다. 최근 스키와 스노보드를 일본의 스키장에서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당면하게 된 새로운 고민이다. 국내 스키장은 눈사태가 날 만큼 눈이 쌓이지 않아 걱정 없다. 그러나 일본은 다르다. 지난해 6명이 숨진 데 이어 올해도 벌써 2명이 숨지고 7명이 부상하는 등 매년 눈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점차 빈발하는 일본 스키장의 눈사태는 지구온난화의 여파. 눈사태로부터 안전하게 해외 스키를 즐기는 방법을 안내한다.

눈사태에 관한 모든 정보를 총괄하는 민간기구 애벌랜치센터(www.avalanche-center.org)에 따르면 일본의 경우 2000년 9월부터 지난해 11월 말까지 모두 8차례 눈사태(스키어 및 보더 6회, 스키지역 2회)가 발생해 10명이 숨졌다. 지역은 아오모리(2명) 기후(1명) 군마(1명)이며 지난해 4월 8일에는 여러 곳에서 동시에 발생해 6명이 숨진 것으로 보고됐다.

하지만 이 기록에 포함되지 않은 것도 있어 실제 피해는 더 클 수도 있다. 지난해 2월 아키타 현에서는 눈사태가 산속 온천여관을 덮쳐 1명이 죽고 여러 명이 부상했다. 현장에는 한국인 관광객도 6명 있었다. 올해는 지난달 14일 아오모리 현의 하코다 산에서 발생해 스키어 16명 가운데 2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눈사태 당시 이들은 하코다 산의 자연설 슬로프에서 스키를 타는 백컨트리(Backcountry)를 즐기던 중이었다. 때마침 여기서 스키를 타던 호주 스레드보 스키장의 패트롤(구조요원) 5명 등 7명이 지니고 있던 장비로 즉각 구조에 나서 사상자가 그나마 10명으로 줄었다.

한국인 스키어가 일본에서 눈사태 피해를 본 사례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 그러나 일본에는 눈사태 위험지역이 많아 주의하지 않으면 안 된다. 따라서 일본에서 백컨트리 스키를 계획할 때는 눈사태에 대비해 안전장비와 구조장비, 그리고 훈련된 가이드가 확보됐는지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의 산악에서 42년째 헬리스키를 운영하고 있는 이 분야 세계최대 규모의 CMH(캐나디안 마운틴 할리데이스)는 완벽에 가까운 눈사태 대비책을 강구해 놓고 있다.

눈사태 구조의 필수장비는 비콘(전파를 이용해 눈 속에 묻힌 스키어를 찾는 탐지기). 모든 스키어는 헬리스키에 오르기 전 비콘을 활용해 눈 속에 파묻힌 희생자를 발굴하는 훈련을 받는다. 그리고 헬리스키에 나갈 때는 예외 없이 가슴에 비콘을 장착한다. 구조장비는 삽과 프로브(눈 속에 묻힌 스키어를 확인할 수 있는 접이형 장대), 무전기. 11명의 스키그룹마다 4세트의 구조장비를 배낭에 담아 지급하는데 이것은 스키어가 교대로 멘다. 가이드는 구급약 등 비상조치 장비가 담긴 대형 배낭을 멘다.

매년 훈련을 받고 자격증을 받는 스키가이드는 전문 산악가이드 역할도 한다. 그는 매일 제공되는 강설 예보와 눈사태 예보를 토대로 안전한 슬로프를 선택하고, 현장에 도착하면 자신이 먼저 내려가 눈사태 위험 여부를 점검한다.

이번 하코다 산 눈사태의 경우 스키어들은 비콘을 전혀 장착하지 않았다. 이 같은 사실은 당시 구조작업을 벌였던 스레드보 스키장의 패트롤 가운데 한 명이 ‘더 시드니 모닝 헤럴드’라는 호주 일간지에 제공한 현장사진에 곁들인 육성 증언으로 확인됐다.

눈사태의 발생요인은 여러 가지지만 대부분은 눈이 삼겹, 오겹살 모양으로 여러 층 겹쳐 쌓인 지역의 경사진 곳에서 발생한다. 하코다 산 현지에서는 올 시즌 변화무쌍한 기온과 날씨 때문에 녹고 얼기를 반복한 설면 위로 새로 쌓인 눈이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해 쓸려 내려가면서 눈사태가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백컨트리 스키가 가능한 일본의 스키장은 홋카이도의 니세코, 나가노 현의 쓰가이케고겐(헬리스키), 하코다 산 등이다. 그러나 애벌랜치센터의 사고 보고에 따르면 니가타 현과 군마 현 등에서도 사망자가 발생해 일반 스키장도 안심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눈사태 발생 시 생명을 지켜줄 장비로 개발된 것은 두 가지뿐. 하나는 애벌랜치 렁(Avalanche Lung·눈 더미에 파묻힌 상태에서 눈 결정 사이의 공기를 흡입하도록 여과장치를 갖춘 마스크)이고 다른 하나는 스키어가 등에 메는 애벌랜치 벌룬(Avalanche Balloon·스키어가 눈 더미에 파묻히지 않도록 자동 팽창되는 일종의 에어백)이다. 이들 장비는 미국과 캐나다의 일부 스키장에서만 구할 수 있다.

자연설 슬로프에서 스키를 즐기는 백컨트리 스키는 일본뿐 아니라 미국 캐나다 유럽 등지에서 최근 붐을 이루는 신종 어드벤처 스키. 하코다 산은 로프웨이(케이블카)로 산정에 올라가 자연설 슬로프로 내려오는 방식이지만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헬리콥터 혹은 스노캣(스키장 슬로프의 눈을 다지는 압설차)을 타고 산정에 오른다. 휘슬러블랙콤(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 등에서는 출입제한구역에서 제한된 스키어에게만 실시 중이다.

안전하게 백컨트리 스키를 즐기는 방법은 △검증된 회사의 프로그램을 골라 △가이드의 지시에 따라 △안전수칙을 정확히 지키는 것뿐이다.

하코다 산 눈사태 현장 및 구조장면 정지영상(2분 28초)은 더 시드니 모닝 헤럴드 홈페이지(www.smh.com.au/multimedia/world/avalanche/index.html)에서 볼 수 있다.

조성하 여행전문기자 summe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