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후반전 대비하기 30선]<18>다 쓰고 죽어라

  • 입력 2006년 1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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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을 져야 하는 지위에 오르는 것보다는 자신의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있는 자리로 수평 이동하는 편이 유리하다. 중책을 맡으면 단지 새로운 직위가 주어질 뿐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더 커지고, 보수도 그다지 많아지지 않는다. 반면 능력을 키우면 직장을 옮기기가 좀 더 쉬워진다. ―본문 중에서》

요즘 직장인들에게 주요 관심사 중 하나는 노후 대비가 아닐까 생각된다. 평균 수명은 늘어난 반면 명예퇴직 등으로 직장을 떠나야 하는 시기는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직장인들의 노후 설계에 대한 관심사를 보면 대부분이 노후자금 마련에 있는 것 같다. 그 때문인지 노후자금을 마련하겠다고 무리하게 부동산이나 주식 선물 등에 투자했다가 실패하는 사례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노후 설계를 할 때 자산 운용에 앞서 생각해야 할 것은 정년 후의 30년 넘는 후반 인생을 어떤 방식으로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생애 설계(Life Planning)를 하는 일이다. 이 책은 바로 이 후반 인생 설계에 대한 조언서라고 할 수 있다.

처음에 제목만 보았을 때는 지금 당장 쓸 돈도 없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무슨 돈을 다 쓰고 죽으라는 말인가 하는 생각도 들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내용을 읽어 내려가면서 저자의 주장에 머리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다. 파격적 제목과 달리 살아 있는 동안 어떻게 하면 안정적으로 또 여유 있게 자신의 생활과 가정을 지켜 나갈 수 있을 것인가가 주 내용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다 쓰고 죽기 위해서는 발상을 전환해 다음 네 가지의 경제원칙을 실행하라고 조언한다.

첫째, 오늘 당장 사표를 내라는 것이다. 물론 정말로 사표를 내라는 뜻이 아니다. 스스로 자유계약 선수가 되겠다는 각오로 내 몸값이 얼마일까를 생각하며 직장생활을 하라는 뜻이다. 또한 현실적인 수입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유인이 되라는 것이다.

둘째, 물건을 살 때는 현금으로 지불하라는 것이다. 이것이 21세기에 파산을 하지 않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라고 조언한다. 카드 빚으로 파산 위기에 몰려 있는 한국의 젊은 세대에게 꼭 필요한 조언이 아닌가 생각된다.

셋째, 은퇴하지 말라는 것이다. 모자라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서도, 자신의 사회적 능력을 일찍 포기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평생 일을 할 각오로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능력을 지금까지의 직종과 직책으로 제한하지 말고 이 일에서 저 일로 끊임없이 자신의 길을 찾으라고 조언한다.

넷째, 저자가 주장하는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다 쓰고 죽으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낭비를 하거나 가난하게 살라는 뜻이 아니다. 살아 있는 동안 영리하게 벌어서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다 쓰고 죽은 후에는 한 푼도 남기지 말라는 뜻이다. 자녀들에게도 유산을 물려주기보다 그들이 젊어서 가장 필요로 할 때 도움을 주라고 조언한다.


이 책은 다 쓰고 죽기 위한 실천 방법도 제시하고 있다. 카드를 쓰지 않는 방법, 다른 일자리를 찾는 방법, 주택 마련 방법, 가계 재정 전문가와 상담하는 방법, 재산 증식 방법, 보험 등을 통해 재해에 대비하는 방법, 평생 수입을 확보하는 방법, 유언장 작성 방법 등이 그것이다. 이 책의 조언들은 특히 30, 40대 젊은 직장인들에게 새로운 시대에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자유롭게 살아가기 위한 지혜를 전달해 준다.

강창희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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