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작-비평, 서로 영향 주고받아
“평론에는 두 종류가 있지요. 우선 관객이 좋은 연극을 선택할 수 있도록 그때그때 연극의 내용과 함께 간단한 평을 곁들이는 가이드 성격의 신문평론이죠. 두 번째는 책으로 묶여 나오는 평론인데 시대의 중요한 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연극적 통찰을 보여주고 흐름을 읽을 수 있게 합니다. 평론은 이 두 기능을 다 수행해야죠.”
그의 신랄한 평론에 분개한 극작가 테너시 윌리엄스와 아서 밀러가 1950년대 초 그를 상대로 소송까지 내려고 했던 일화도 유명하다.
―극작과 비평의 관계는 어떤 걸까요.
“극작과 비평은 서로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받고 나아가 한쪽이 다른 하나를 이끌기도 합니다. 가령 저는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갈릴레오’라는 작품을 비평하면서 아예 그의 작품을 되받아치는 희곡 ‘철회’를 쓰기도 했지요.”
1940년대 독일 극작가 브레히트의 작품을 번역해 미국 등 영어권에 처음 소개한 그는 아직까지도 최고의 브레히트 전문가로 꼽힌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그와 브레히트를 주인공으로 한 ‘말없는 동업자들’이라는 연극이 만들어졌을 정도.
○ 텍스트가 연극에서 가장 중요
―훌륭한 이야기란 싸구려 이야기의 반대가 아니라 ‘통속극 더하기 무엇(soap opera plus)’이라고 했는데….
“텍스트는 연극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죠. 좋은 극작가는 관객과 독자를 동시에 가질 수 있지요. 통속적인 이야기를 훌륭한 이야기로 만드는 것은 결국 재능입니다. 평범한 이야기도 훌륭한 예술가가 다루면 훌륭해지니까요.”
그는 오스카 와일드의 동성애 재판을 소재로 한 ‘알프렛 경의 연인’, 미국 매카시 청문회를 다룬 ‘지금도 그런가, 아니면 전에 그랬단 말인가’ 등 사회적 메시지가 강한 희곡을 남겼다. 그 자신 역시 동성애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심했던 1960년대에 커밍아웃을 하기도 했다.
그는 저서 ‘참여의 연극’에서 “예술의 유용성은 전복성에서 나온다”고 주장했다. 그가 생각하는 연극은? “아나키스트가 폭탄을 투척하는 곳으로 선택한 마지막 장소”다.
정리=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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