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는 1인용? 편견을 버려∼… 인터넷 CUCC가 뜬다

  • 입력 2006년 9월 23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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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들은 인터넷을 통해 문화를 즐기지만 스스로 만들기도 한다. 문화적 콘텐츠를 쉽게 찾아내고 서로 쉽게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누리꾼(유저)이 직접 생산하는 UCC(Users Created Contents)가 그중 하나다. 최근에는 누리꾼들이 집단적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즐기는 ‘협업형 UCC’인 CUCC(Collaborated UCC)’가 인터넷 문화 지형을 바꾸고 있다. UCC가 한 사람의 생산자가 제공한 콘텐츠를 다수의 소비자가 보는 반면 CUCC는 다수의 생산자가 만든 콘텐츠를 다수의 소비자가 공유한다.》

CUCC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자캐’(자기가 만든 캐릭터)나 네이버의 ‘블링크’ 같은 블로그 모음 서비스 등이 꼽힌다.

6월 오픈한 ‘은성대학교병원’(eunsung.lil.to)은 자캐 커뮤니티의 모범 사례. 30명의 회원이 각각 의사 간호사 환자 등 다양한 캐릭터를 만들어 그림 소설처럼 이야기를 꾸민다. 이곳 캐릭터들은 다양한 성격과 프로필을 가진 사이버 인격체다.

하루 3시간을 이 커뮤니티 활동에 쏟는다는 매니저 ‘하쿠란’(ID)은 “서로 다른 자기만의 캐릭터로 교류하면서 협업 형태로 또 다른 우리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게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자캐는 최근 누리꾼들에게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50여 개의 자캐 커뮤니티가 활동하고 있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블링크’는 블로그와 링크의 합성어로 회원의 블링크를 연결한 것이다. 블링크에서는 수많은 누리꾼이 특정 주제에 대한 콘텐츠를 공유함으로써 거대한 집단 블로그를 형성한다. 4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22일 현재 100만 개 이상의 블로그가 연결된 4만5000여 개의 블링크가 형성되어 있다.

‘강아지를 좋아해 블링크’ 중 하나인 ‘라기’(ID)의 ‘달봉군 키우기’에는 강아지와 관련된 블로그가 모여 있다. 강아지에 대한 일기를 담담히 쓴 블로그를 비롯해 ‘하늘’(ID)의 ‘이 강아지를 누가 버렸습니까’처럼 버려진 강아지 사진을 전시한 블로그도 있다. 이 블로그를 본 ‘깔쌈파워’(ID)는 “7년 된 애완견이 자주 아픈데 동물병원에 데리고 가는 게 귀찮아 내다버리라고 부부싸움을 했는데 정곡을 찔렸다”는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파이’(다음) ‘네모’(네이버) 등 이미지 모음 서비스도 누리꾼들이 콘텐츠를 집단화하는 사례 중 하나다. 한 누리꾼이 특정 주제에 어울리는 파이나 네모 형태의 이미지를 올리면 다른 누리꾼이 가세하면서 전체 콘텐츠가 만들어진다.

올해 1000개 이상의 ‘파이’를 만들었다는 이인혜(23) 씨는 “‘얼짱 구혜선’이라는 주제로 사진을 올렸더니 다른 누리꾼이 ‘얘도 얼짱이다’며 박한별 김경록의 사진을 올렸다”며 “나중에는 하나의 ‘얼짱’ 모음이 돼 처음 의도와 다른 훨씬 재미있는 콘텐츠가 됐다”고 말했다.

누리꾼들이 반기는 CUCC의 장점은 콘텐츠의 다양성과 신뢰도. 특정 주제에 대해 여러 누리꾼이 동시에 참여함으로써 1인 미디어인 블로그나 카페 게시물보다 정보가 훨씬 풍성하고 믿을 만하다는 것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 커뮤니티팀의 강유나(31) 씨는 “정보 검색 및 소통의 편의성 덕분에 CUCC가 새로운 인터넷 트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며 “최근 이용자 현황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그러나 CUCC와 관련해 초상권이나 저작권 위반의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있다.

여러 누리꾼이 만든 공동의 콘텐츠여서 책임 소재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포털의 ‘CUCC’ 서비스에는 등록자의 삭제 권한 외에 이러한 문제를 예방할 방법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CUCC는:

‘Collaborated Users Created Contents’의 약자로 누리꾼들이 인터넷에서 협업 형태로 생산하고 즐기는 콘텐츠를 말한다. UCC가 개인이 생산한 콘텐츠인 데 비해 협업형인 CUCC는 누리꾼들이 특정 주제에 대해 집단으로 참여해 만든 콘텐츠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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