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이야기]<94>操·燥·躁

  • 입력 2006년 8월 21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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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는 ‘木(나무 목)’과 세 개의 ‘口(입 구)’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나무 위에 세 마리의 새가 입을 벌리고 있는 모습이다. 따라서 ‘*’의 뜻은 ‘새가 떼를 지어 울고 있는 것’이고, 이 의미가 변하여 ‘울다, 떠들썩하다’라는 뜻도 생겨났다. 이러한 의미는 ‘소리의 시끄러움, 시끄러운 소리가 퍼져 가는 번성함 혹은 번잡함’ 등의 이미지를 가진다. 이러한 이미지를 이해하면 ‘*’가 들어간 다른 한자의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오늘은 ‘번성함, 번잡함’의 이미지를 가진 한자를 보기로 한다.

‘操(조)’는 ‘수(손 수)’와 ‘*’가 합쳐진 한자이다. 따라서 이 한자의 의미는 ‘손을 번잡하게 움직이는 행위’와 관련된다. ‘操’는 ‘잡다, 조종하다’라는 의미인데, 이는 손을 번잡하게 움직이는 행위를 나타낸다. ‘操縱(조종)’은 ‘어지럽게 많은 기계를 조종하다’라는 뜻이다. ‘縱’은 ‘어지럽다, 많은 모양’이라는 뜻이다. ‘體操’는 ‘몸을 번잡하게 움직이다, 몸을 부리다’라는 뜻이다. 몸을 부려서 여러 가지 동작을 하는 것이 체조이다. ‘燥(조)’는 ‘火(불 화)’와 ‘*’가 합쳐진 한자이다. 따라서 이 한자의 의미는 ‘번성한 불’과 관련된다. ‘燥’는 ‘말리다, 마르다’라는 뜻인데, 이는 곧 번성한 불과 관련되는 의미이다. ‘乾(건)’에도 ‘마르다’라는 뜻이 있는데, 이는 햇볕에 말리는 것이며, ‘燥’는 번성한 불에 말리는 것이다. 따라서 ‘乾燥’는 ‘햇볕에 말리고 불에 말리다’라는 뜻이 된다. ‘躁(조)’는 ‘足(다리 족)’과 ‘*’가 합쳐진 한자이다. 따라서 이 한자의 의미는 ‘다리가 번잡하게 움직이는 것’과 관련된다. 이 한자는 ‘빠르다’라는 뜻인데, 이는 곧 다리가 번잡하게 움직여야 가능한 동작이다. 그러므로 ‘躁急(조급)’은 ‘빠르고 급하다’라는 말이 된다.

허성도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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