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친왕-태극기 함께 실린 日엽서 발견

  • 입력 2006년 8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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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국의 마지막 황태자였던 영친왕(1897∼1970)의 사진이 태극기와 함께 실린 대한제국 말기의 엽서가 발견됐다. 이 엽서에는 영친왕의 형인 의친왕 이강(李堈·1877∼1955) 공의 사진도 실려 있다. 가로 14cm, 세로 9cm 크기인 이 엽서는 태극기 연구가인 송명호(서울시 푸른도시국 녹지사업소 팀장) 씨가 최근 한 고서점에서 입수해 9일 본보에 공개한 것.

엽서 앞면에는 영친왕(왼쪽) 의친왕(오른쪽)의 상반신 사진과 함께 오른편 아래쪽에 ‘한국 황태자 전하 동북여행기념(韓國皇太子殿下東北旅行紀念)’이라고 적혀 있다. 얼굴 사진 아래쪽 원 안의 건물 사진에는 ‘도쿄 도리이자카 고요테이(東京鳥居坂御用邸·일본 왕실 별장으로 추정)’라는 설명이 붙어 있다.

엽서 뒤편에는 ‘1909년 8월 10일 일본 아키타(秋田) 시 발행’이라는 스탬프가 찍혀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일장기와 함께 그려진 태극기의 모양. 현재의 태극 모양은 빨강과 파랑이 상하로 어우러져 있는 반면 이 엽서에는 빨강과 파랑이 좌우로 배치돼 있다. 태극기 전문 연구자인 김원모 단국대 명예교수는 이 엽서에 대해 “당시 조선통감부 초대 통감이었던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가 영친왕과 의친왕을 회유하기 위해 일본 여행을 시켜 준 뒤 이를 기념해 제작한 것 같다”고 해석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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