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공동 역사교과서 ‘마주 보는 한일사’ 발간

  • 입력 2006년 8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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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통신사를 환영하는 에도 시민. 사진 제공 사계절
조선통신사를 환영하는 에도 시민. 사진 제공 사계절
《최초로 한국과 일본의 통사를 다룬 한일 공동 역사교과서인 ‘마주 보는 한일사’(사계절 간)가 10일 국내에 첫선을 보인다. 이 책은 양국의 역사교사모임인 전국역사교사모임(한국)의 17명과 역사교육자협의회(일본)의 교사 11명이 공동 집필했다. 2001년 7월 일본 후소샤(扶桑社)판 역사교과서의 역사 왜곡 파문 직후 한국 측 교사들이 일본 측에 공동 교과서 제작을 제의하면서 단초가 마련된 이래 5년간의 작업 끝에 결실을 본 것. 구석기시대부터 개화기까지 18개 주제를 놓고 양국 교사들이 각각 1편씩 썼다. ‘조선통신사’ 부분만 공동 집필해 총 35편의 글로 구성돼 있다.》

○ 무엇이 달라졌나?

공동 교과서의 목적은 한일 간 공통의 역사 인식을 바탕으로 ‘자국 중심주의’에서 벗어나자는 것. 일본의 왜곡된 교과서와 달리 공동 교과서는 임나일본부설을 인정하지 않았고 임진왜란은 침략의 역사로 분명히 밝혔다.

왜구의 성격에 대해 일본 측은 “제주도 출신의 해민(海民)도 왜구와 비슷한 약탈행위를 했으며, 왜구는 단순한 해적이 아니라 바다를 이용하는 상인”(‘왜구와 동아시아’)이라고 밝혔으나 한국은 “왜구는 조선과 가까운 쓰시마, 이키, 마쓰우라 등 섬을 거점으로 북규슈 지역에 근거를 둔 일본인 해적단”(‘고려를 침공한 왜구’)이라고 집필했다.

또한 조공 책봉 체제에 대해 일본 측은 “일본이 당에 조공을 했지만 별도로 소책봉 체제를 구축한 후 신라와 발해를 오랑캐 나라로 간주하고 조공을 받으려고 했다”(왜국에서 일본으로)고 썼다. 한국은 중국에 대한 조공 책봉만을 인정하고 이를 선진 문물을 받아들이기 위한 수단이라고 밝혔다.

편집위원 최현삼(중앙고) 교사는 “논란이 된 대목의 경우 각자 논리적인 근거를 밝히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 주제를 서로 다른 시각에서 다루다 보니 전체적으로 중요한 쟁점은 피하려 했다는 학계의 평가도 있다.

○ 역사 왜곡을 바로잡는 첫 단추

기존의 한일 공동 교과서로는 한국 중국 일본의 역사 연구자들이 3국의 근현대사를 다룬 ‘미래를 여는 역사’ 등이 나왔지만 이번에는 고대사에서 근세까지 통사를 다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일본에서는 8월 말에 발간된다. 양국 모두 정식 교과서가 아닌 참고용 부교재로 사용될 예정이다. 박중현 한국역사교류회 회장은 “일본의 역사 왜곡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자료이자 세계사 교과서에 일본사가 4, 5쪽에 불과한 우리에게도 균형적인 시각으로 역사를 판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광(한국사) 고려대 교수는 “공동으로 역사 교육을 변화하려는 시도는 바람직하며 이런 민간의 노력이 쌓이다 보면 역사 왜곡 문제는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두 모임은 조만간 근현대사 부분을 담은 교과서를 내놓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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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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