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48>忠武公(충무공)

  • 입력 2006년 4월 28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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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忠武公(충무공) 탄생일이다. ‘忠’은 ‘진심, 진실, 충성’이라는 뜻이다. 이로부터 ‘바르다, 곧다’라는 뜻도 나온다. ‘忠誠(충성)’은 ‘바르고 성실하다’라는 말이며, ‘忠告(충고)’는 ‘바르게 알려주는 말’이라는 뜻이다. ‘告’는 ‘알려주는 말’이라는 뜻이다.

‘忠臣(충신)’은 ‘진실한 신하, 충성을 다하는 신하’라는 뜻이다. ‘顯(현)’은 ‘드러내다’라는 뜻이고, ‘祠(사)’는 ‘사당’이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顯忠祠’는 ‘충무공의 정신을 드러내기 위한 사당’ 혹은 ‘충성심을 세상에 드러내기 위한 사당’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顯忠日(현충일)’은 당연히 ‘충성을 드러내는 날’ 즉, ‘나라를 위해 충성을 바친 사람을 드러내기 위한 날’이라는 뜻이 될 것이다.

‘武’는 ‘병기, 무기’라는 뜻인데, 이로부터 ‘굳세다’라는 뜻이 생겨났다. ‘武力(무력)’은 ‘무기의 힘’이므로 곧 ‘군대의 역량, 싸우는 역량’을 말하고, ‘武功(무공)’은 ‘무력에 의한 공’, 즉 ‘싸워서 세운 공’을 뜻한다.

‘武藝(무예)’는 ‘병기를 다루는 기술’이라는 뜻인데 오늘날은 ‘싸우는 기술’이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武林(무림)’은 원래 중국의 지명이다. 그러나 지금은 ‘무예의 숲’, 즉 ‘무술의 세계’를 나타낸다.

‘公’은 ‘公爵(공작), 侯爵(후작), 伯爵(백작), 男爵(남작)’이라는 다섯 가지 작위 가운데의 가장 높은 공작을 나타낸다.

여기에서 시작하여 ‘높은 관직’을 뜻하기도 하고, ‘존칭’을 나타내기도 한다.

성씨 뒤에 ‘公’을 붙여서 ‘金公’이나 ‘李公’이라고 부르는 경우에는 상대를 높여서 부르는 것이다.

죽은 사람의 관이나 비석에 ‘金公’이나 ‘李公’이라고 쓰는 것은 ‘친족에 대한 존칭’이다.

예전에는 나라에 공로가 있는 사람이 죽었을 때 왕이 그 사람을 기리기 위하여 ‘○○公’과 같은 이름을 하사했다.

이러한 이름을 ‘諡號(시호)’라고 한다. 선조는 이순신 장군에게 ‘忠武公’이라는 시호를 주었다. ‘忠武公’은 ‘충성스럽고 굳센 높은 분’이라는 뜻이다.

허성도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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