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5년 10월 29일 03시 07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영국 페미니즘 이론가이자 소설가인 저자가 이름 모를 숱한 민초 여성의 드라마틱하고 주체적인 삶을 발굴해 나열한 역사책이다. 족장에게 노예로 잡혀갔지만 나중에는 아예 그 부족의 족장이 된 여자가 있는가 하면 성적으로 억압된 빅토리아 시대에 아라비아 반도를 찾아간 여성 탐험가도 있다. 문자가 생기기 이전인 선사시대 여성의 삶까지 다양한 자료를 통해 재현해 낸 대목도 눈에 띈다. ‘사냥하는 남성이라는 가설에 집착하던 인류학자들은 돌촉, 화살이 인류 최초의 도구였다고 주장하지만, 사냥은 훨씬 뒤에 시작된 것이다. 그 전에 이미 뿌리나 알뿌리를 파내거나, 식물을 먹기 편하게 가루로 만드는 것 같은 활동을 위해 뼈나 돌, 나뭇가지 등을 사용했다. 이런 모든 것이 여성들의 도구였다.’ 저자의 경쾌하고 재치 있는 글쓰기와 잘 된 번역이 읽는 맛을 준다.
허문명 기자 angelhuh@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