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황후 시해 110년만의 사죄이끈 정수웅PD

  • 입력 2005년 5월 11일 19시 13분


코멘트
명성황후 시해범 후손들의 사과 방한은 프리랜서 다큐멘터리 PD 정수웅(鄭秀雄·62·사진) 다큐서울 대표의 집념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정 씨는 올해 8월쯤 SBS와 일본 NHK에 방영될 2부작 다큐멘터리 ‘명성황후 시해사건, 그 후손들 110년 만의 사죄’ 제작을 위해 지난 1년 동안 일본 구마모토(熊本)에만 13차례나 다녀왔다. 그 과정에서 그는 가이 도시오(甲斐利雄·76) 씨 등 양심적인 퇴직 교사들을 알게 됐고, ‘명성황후를 생각하는 모임’을 조직해 시해범의 외손자 가와노 다쓰미 씨의 방한을 성사시켰다.

“가와노 씨는 처음엔 한국 사람이라고 하니 무척 경계를 하더군요. 그래서 가와노 씨의 병원 환자까지 동원해 접촉을 계속한 끝에 그를 설득할 수 있었죠.”

그는 “다큐멘터리 ‘동아시아 격동 20세기’ 제작을 구상하면서 명성황후 시해사건에 관심을 갖게 됐다”면서 “일본 지식인들이 주축인 된 이른바 낭인들이 이웃나라 황후를 살해한 전대미문의 사건을 규명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그 시대를 제대로 바라볼 수 없다”고 말했다.

정 씨는 “시해사건의 주범인 미우라 고로(三浦梧樓·1846∼1926) 당시 일본공사의 후손도 찾아내 사죄 방한을 성사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