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자녀교육 2題…피그말리온 효과 vs 스톡홀름 증후군

  • 입력 2004년 12월 6일 19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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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부천시 원미구에 사는 김병태(49) 이명숙 씨(46) 부부가 아이들과 건넌방에서 대화하고 있다. 김 씨 부부는 시간이 날 때마다 아이들의 고민을 들으며 함께 해결책을 모색하는 편이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경기 부천시 원미구에 사는 김병태(49) 이명숙 씨(46) 부부가 아이들과 건넌방에서 대화하고 있다. 김 씨 부부는 시간이 날 때마다 아이들의 고민을 들으며 함께 해결책을 모색하는 편이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자녀교육 전문가 사이에서는 ‘피그말리온 효과’와 ‘스톡홀름 증후군’이 화제다.

피그말리온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조각가의 이름. 여자에 냉담하면서 뛰어난 조각 기술을 가졌던 그는, 자신이 만든 여자 조각상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신에게 조각상에 생명을 불어넣어 주기를 간청했다. 그리고 신은 그의 간절한 소망에 감동해 결국 그의 부탁을 들어 주었다는 이야기다.

이 이야기를 빗대 누군가를 향한 기대나 예측이 그대로 실현되는 것을 ‘피그말리온 효과’라 한다. 교사로부터 학습능력이 낮다고 인정받은 집단과 학습능력이 뛰어나다고 인정받은 집단 간의 비교에서 학습능력이 뛰어나다고 인정받은 집단의 학습 성과가 실제로 훨씬 크다는 사실이 발견된 것이다.

소아정신과 전문의 손석한 박사는 “아이가 훌륭하고 바른 아이로 자라기를 바란다면 아이의 잘못된 행동이나 약점을 비난하기 전에 칭찬할만한 점을 찾아내 칭찬하라”고 권한다. 칭찬을 들으며 자란 아이는 자신을 존중하는 마음이 생기고 자신감을 갖게 된다.

아이가 장난감을 어질렀을 때 “이게 뭐니? 장난감통에 넣어야지” 하고 꾸중부터 하기보다 “이게 뭐야, 블록으로 근사한 성을 만들었구나” 하면서 칭찬한 뒤 고칠 것을 얘기한다.

‘스톡홀름 증후군’이란 말에는 많은 부모들이 고개를 갸우뚱할 것이다. 스톡홀름 증후군이란 ‘포로로 잡힌 인질들이 범인에게 빠져드는 현상’이다. 1973년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에서 발생한 은행 강도 사건에서 비롯된 것으로 극한상황에서는 범인을 미워하기보다 좋아하는 편이 살아남을 확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생겨난 현상이다.

일본 가가와(香川)대 교육학부 대학원 이와쓰키 겐지(岩月謙司·인간행동학) 교수는 “이와 똑같은 일이 가정에서도 일어난다”고 주장한다. 자녀가 문제가 있는 가정이나 부모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부모를 필사적으로 좋아하는 것이다. 부모가 폭력적이거나 약점이 많을수록 아이들은 부모에게 ‘끌리게’ 된다.

더욱 큰 문제는 남의 기분을 헤아리는 ‘마음의 감도’가 부모보다 높은 아이인 경우. 감정이 풍부하고 민감한 이런 아이는 다른 아이에게 집단따돌림을 당하기 쉽고 신경질적이란 얘기를 듣는다. 장점으로 길러져야 할 민감성이 공격대상이 되는 것이다.

이와쓰키 교수는 “이런 경우 아이는 혼란상태에 빠져 ‘마음의 감도’를 ‘둔감모드’로 작동시킨다”며 이렇게 되면 주변사람에게 마음의 문을 닫고 둔감해진다고 설명했다.

김진경 기자 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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