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문예진흥원 ‘美展수술’ 공방

  • 입력 2004년 7월 30일 1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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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미술대전 개선을 위한 공청회에는 주최측인 문예진흥원, 한국미술협회 관계자들과 화가 평론가등 100여명이 모였다. -허문명기자
30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미술대전 개선을 위한 공청회에는 주최측인 문예진흥원, 한국미술협회 관계자들과 화가 평론가등 100여명이 모였다. -허문명기자
한국미술협회가 주관하는 국내 최대 미술공모전인 대한민국 미술대전(이하 미전)이 개혁의 도마 위에 올랐다. 한국문화예술진흥원(원장 현기영)과 한국미술협회(이사장 하철경)는 30일 오후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미전 운영개선을 위한 공청회를 열었다.

이날 공청회는 미전의 개선을 요구한 문예진흥원측의 문제 제기에 따라 마련된 것.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미전 평가단(단장 최병식 경희대 교수)의 연구결과 발표, ‘미술평단’ 이선영 편집장과 민병주 미협 개선 특별위원장 등의 발제, 미술평론가 강성원 이태호 오세권씨 등의 토론이 이어졌다.

▽무엇이 문제인가?=미전 평가단은 미술인들의 설문조사(302명)와 10여년간 미전의 운영결과를 토대로 미전이 △수상작의 질적 저하(창의성 부족, 비디오·설치 등 새 장르 외면) △학연중시로 인한 심사의 불공정성 등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미전 운영기금을 지금처럼 관례적으로 지원할 것이 아니라 경쟁을 통해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평가단은 △심사위원단을 미협과 진흥원이 공동 추천하는 인사들로 구성하는 일부 개선안 △진흥원이 미전을 주관하되 지금처럼 대규모 입상자를 내지 말고 40∼50명 정도의 작가들만 엄선해 지원하는 전면 개선안을 각각 제안했다.

▽쟁점=이날 공청회에는 문예진흥원의 개선안에 대한 비판의견이 많았다. 민병주 미협 개선 특별위원장은 “미전 운영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국내 미술육성에 기여해 온 ‘공’이 더 크다”며 “오히려 미전의 전시공간을 넓혀주고 참신한 신인발굴과 창조적 미술문화 정착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제도적 행정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술평론가 오세권씨도 “지금 와서 기금 지원을 담보로 다시 관이 통제해 개혁하겠다는 것은 잘못된 발상”이라고 반박했다.

진흥원은 이번 공청회의 결과를 토대로 미전 개선안을 마련하기 위해 미술계 전문가와 진흥원 내부 인사 등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할 예정이다.

대한민국 미술대전

1949년 시작된 대한민국미술전람회(국전)의 후신. 국전이 1982년 문예진흥원을 거쳐 1989년 미술협회로 이관되면서 지금의 명칭으로 바뀌었다. 문예진흥원이 매년 1억2000만원 규모의 기금을 지원해오고 있다.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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