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완수씨 “겸재 그림은 중국畵와 다른 새 경지”

  • 입력 2004년 6월 24일 1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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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완수 간송미술관 연구실장이 24일 동아미디어센터 21층에서 열린 ‘겸재의 한양진경’ 출판기념 특별강연회에서 겸재 예술 세계의 진면목을 설파하고 있다.-박영대기자
최완수 간송미술관 연구실장이 24일 동아미디어센터 21층에서 열린 ‘겸재의 한양진경’ 출판기념 특별강연회에서 겸재 예술 세계의 진면목을 설파하고 있다.-박영대기자
“겸재의 그림은 조선 성리학의 문화적 완성품이자 조선의 문화가 당대 세계 최고라는 자부심의 반영물입니다.”

‘겸재의 한양진경’(동아일보사 간)의 저자 최완수(崔完秀·64) 간송미술관 연구실장이 24일 오후 서울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 21층 대강당에서 특별강연회를 갖고 겸재 정선(謙齋 鄭敾·1676∼1759)의 예술세계를 열정적으로 설명했다.

최 실장은 “한 국가의 문화는 길어야 250년밖에 갈 수 없는데 조선은 전반 250년은 중국 성리학을 사상적 기반으로, 후반 250년은 이를 재숙성한 조선 성리학을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오랜 생명력을 가졌다”며 “겸재의 진경산수는 그 조선 성리학의 최전성기에 탄생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그는 “겸재는 사서삼경을 암송할 정도로 성리학적 철학에 정통했기 때문에 화폭 속에 토산(土山)과 암산(巖山)을 음양의 조화로 담아냈고, 다시 토산을 그릴 때는 묵법(墨法)을 중시한 남종화를, 암산을 그릴 때는 선묘를 중시한 북종화를 접목시켜 그 어떤 중국 화가도 이루지 못한 경지를 개척했다”고 강조했다.

최 실장은 이어 300여명의 청중에게 겸재의 대표작들을 슬라이드로 한장 한장 보여 주며 그의 예술세계를 설명했다.

이어 열린 출판기념회에서는 김학준(金學俊) 동아일보 사장, 최홍건(崔弘健) 한국산업기술대 총장, 정옥자(鄭玉子) 서울대 국사학과 교수, 안휘준(安輝濬)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 등이 축사를 했다.

정 교수는 “최 선생은 40년 가까이 간송미술관을 지키며 우리 시대 최고의 감식안을 바탕으로 미술사 연구를 문사철(文史哲)을 아우르는 경지로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이 밖에도 최 실장의 은사인 최태상(崔泰祥) 전 경복고 교장을 비롯해 박종국 세종대왕기념사업회 회장, 이영훈(李榮勳)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실장, 김인걸 (金仁杰) 서울대 국사학과 교수, 통도사 성보박물관장인 범하(梵河) 스님, 길상사 주지인 덕조(德祖) 스님, 석정(石鼎) 스님 등 각계 인사 100여명이 참석했다.권재현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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