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무용의 살아있는 전설, 머스 커닝엄 댄스 컴퍼니 내한

  • 입력 2004년 3월 28일 19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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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현대무용가 머스 커닝엄이 록 뮤직을 배경음악으로 활용한 신직'스플리트 사이즈'를 내한 공연에서 선보인다.     -사진제공 아이화인
세계적인 현대무용가 머스 커닝엄이 록 뮤직을 배경음악으로 활용한 신직'스플리트 사이즈'를 내한 공연에서 선보인다. -사진제공 아이화인
현대무용의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리는 머스 커닝엄(84)이 ‘머스 커닝엄 댄스 컴퍼니’를 이끌고 서울에 온다. 4월 15∼17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1984년 전위음악가 존 케이지와 함께 내한해 한국 팬들의 뜨거운 갈채를 받은 지 20년 만의 한국 공연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록 뮤지션 ‘라디오헤드’ ‘시거 로스’의 음악에 맞춰 2003년 최신작인 ‘스플리트 사이즈(Split Sides)’를 비롯한 세 작품이 선보인다.

커닝엄은 전통적 무용의 규범을 깨뜨리고 무용예술과 일상생활의 구분을 타파해 무용계에 포스트모더니즘을 도입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인물이다. 동양의 선(禪) 사상과 주역(周易)으로부터 큰 영향을 받은 그는 우연성을 중시하고 무용수와 관객들이 자신의 직관을 활용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과감하게 허용했다.

커닝엄은 또 훈련받지 않은 사람도 무용수가 될 수 있고 어떤 움직임도 무용이 될 수 있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무용의 탈(脫)기교화를, 어떤 장소도 무용을 위한 장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탈(脫)극장화를 시도했다. 이를 통해 그는 현대무용의 영역을 확장하며 세계 무용계의 흐름을 주도해 왔다. 한국 팬들에게는 세계적인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과 40여년의 우정을 바탕으로 많은 공동작품을 발표한 안무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번에 공연될 ‘스플리트 사이즈’는 고령에도 왕성한 창작력을 발휘하고 있는 그가 ‘머스 커닝엄 댄스 컴퍼니’의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만든 작품이다. 2003년 10월 미국 뉴욕의 BAM극장에서 초연돼 찬사를 받았다. 공연 당일 상황에 따라 작품 내용이 조합되도록 안무한 춤으로 커닝엄 작품의 우연성과 즉흥성을 선명하게 드러내 줄 것으로 기대된다.

15, 16일에는 1992년 타계한 평생의 예술적 동반자인 존 케이지를 위해 헌정된 1995년작 ‘그라운드 레벨 오버레이스(Ground Level Overlays)’, 17일에는 신비로운 시적 이미지를 담은 1998년작 ‘폰드 웨이(Pond Way)’가 ‘스플리트 사이즈’와 함께 무대에 오른다. 15, 17일 오후 6시, 16일 오후 8시. 4만∼12만원. 02-537-0300

김형찬기자 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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