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는다는 것에는 과연 어떤 의미가…"

  • 입력 2004년 1월 7일 14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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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세면 ‘돈의 위력을 알고’, 24세는 ‘후배에게 사회정의를 넘기고’, 47세는 ‘싸울 일이 있으면 자리를 피하고’, 83세는 ‘말을 안해도 은은한 대화를 할 수 있는’ 그런 나이다.

“나는 과연 내 나이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 그에 걸맞게 살아가고 있을까?”

누구나 인생을 살면서 한번쯤 고민해볼만한 이런 문제에 대해 나름대로의 해답을 재치 있게 정리한 소책자 형식의 연하장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 100년쯤 살아 봐야 인생이 어떻노라 말할 수 있겠지요…’라는 제목으로 두께 1센티미터, 100페이지로 짜여진 특이한 이 연하장은 1세부터 100세까지 각각의 나이에 어울리는 이야기를 작은 그림과 함께 싣고 있으며 펼치는 순간 누구든 저절로 자신의 나이와 위치를 되돌아보게 한다.


▷1세는 ‘누구나 비슷하게 생긴 나이’, 5세는 ‘유치원 선생님을 신봉하는 나이’, 19세 ‘어떤 영화도 볼 수 있는 나이’, 36세 ‘절대 E.T 생각은 못하는 나이’, 44세 ‘약수터의 약수 물도 믿지 않는 나이’, 53세 ‘누구도 터프가이라는 말을 해주지 않는 나이’라고 한다.

▷65세는 ‘긴 편지는 꼭 두 번쯤 읽어야 이해가 가는 나이’, 87세 ‘유령을 봐도 놀라지 않는 나이’, 93세 ‘한국말도 통역을 해주는 사람이 필요한 나이’, 99세 ‘가끔 하나님과도 싸울 수 있는 나이’란다.

마지막으로 100세는 ‘인생의 과제를 다 하고 그냥 노는 나이’라는 글로 장문의 연하장은 끝을 맺는다.

이 연하장은 한 디자인 회사가 4개월여의 제작기간을 거쳐 지난해 말 700여부 가량 만들어 거래처와 지인들에게 보낸 것.

동아일보 오명철 논설위원이 우연히 이를 입수, 1월2일자 [횡설수설]란 을 통해 언론에 소개해 독자들 사이에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비매품인줄 모르는 독자들로부터 책 구입문의가 쇄도하기도 했다.

연하장을 만든 박동애 대표(46·아메바디자인)는 “나이를 한 살 더 먹으며 ‘어른다운 어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됐다”면서 “나이를 잊고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자신을 한번쯤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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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창현 동아닷컴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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