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음반]눈물 담은 '유리상자'…7집 타이틀곡 애잔함 두드러져

  • 입력 2003년 12월 21일 17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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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고 음반 만들고, 그리고 공연하고.”

듀엣 ‘유리상자’의 멤버 이세준(31·왼쪽)은 지난 1년을 이같이 간단히 ‘요약’했다. 다른 멤버 박승화(34)는 여기에 ‘결혼’을 하나 더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두 달 전 결혼했다.

‘유리상자’는 최근 새 음반(7집)을 냈다. 그리고 곧장 이달 말까지 라이브 공연을 펼친다.

새 음반은 타이틀곡에서 큰 변화를 줬다. 타이틀곡 ‘여전히’(작사 이세준 작곡 박승화)에서 두 멤버는 슬픔을 왈칵 쏟아낸다. 한음 한음에 서러움이 짙게 묻어 있다. 이전 히트곡처럼 잔잔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노래한 게 아니다.

무슨 변화가 있었을까.

“변화가 생긴 게 아니라 변화를 도모했습니다. 30대인데, 20대의 감정만 갖고 노래하는 데 한계를 느꼈고 1997년 데뷔 이후 지금까지 정형화된 이미지도 부담스럽고요.” (이세준)

‘여전히’는 고정팬들에게 생소했다. 설문조사했더니 팬들은 타이틀곡으로 ‘여전히’보다 이전 노래에 가까운 ‘돌아가요’를 선택했다. 유리상자는 그러나 “확 변해야 한다는 생각에 팬들의 의견은 ‘참고’만 했다”고 말했다.

‘유리상자’의 변화는 ‘뻔한 사랑 노래’ ‘내가 사는 법’ ‘30대 예찬’ ‘붉은 노을’ 등 다른 수록 곡에서도 두드러진다. 노래에 감정의 과잉이 엿보이기도 한다. 이세준은 “그만큼 감정을 ‘연기’하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설명한다.

‘30대 예찬’은 30대를 예찬하는 가사와 흥겨운 리듬이 특징으로 콘서트에서 댄스와 함께 부를 노래. 사실 ‘유리상자’가 춤추는 장면을 상상하기는 어렵다. 이세준은 “어머니가 ‘네가 TV에서 춤추며 노래하는 것을 꼭 봤으면 한다’고 말씀하시는데 혹 이번에는 잘 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붉은 노을’은 이문세의 히트곡을 리메이크했는데 ‘유리상자’라는 느낌을 주지 않을 만큼 힘이 있다. 재즈 스타일의 ‘그때 우린’이나 발라드 ‘사랑하고 후회하고’도 새 음반에 다채로움을 더했다.

공연은 31일까지 서울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다. 박승화는 “우리 공연 스타일이 정형화된 것 같아 이번에는 경쾌한 코너를 자주 펼쳐 변화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레퍼토리는 ‘순애보’ ‘처음처럼’ ‘신부에게’ 등과 7집 수록곡들. 공연은 평일 오후 7시반, 토 오후 4시 7시, 일 오후 3시 6시, 24일 31일 오후 7시반 오후 11시반. 25일 오후 6시. 4만4000원. 1588-7890

허 엽기자 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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