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칸 영화제 회고전 초청받은 신상옥감독 - 최은희씨

  • 입력 2003년 3월 17일 1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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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옥 감독(왼쪽)이 17일 기자회견을 갖고 42년 전에 감독한 영화 ‘상록수’가 칸 영화제 회고전에 초청된 데 대해 소감을 밝히고 있다. 오른쪽은 ‘상록수’의 주연이자 그의 부인인 최은희씨. -권주훈기자
신상옥 감독(왼쪽)이 17일 기자회견을 갖고 42년 전에 감독한 영화 ‘상록수’가 칸 영화제 회고전에 초청된 데 대해 소감을 밝히고 있다. 오른쪽은 ‘상록수’의 주연이자 그의 부인인 최은희씨. -권주훈기자
“‘지지리 궁상’인 영화를 외국인들에게 보여줘 봐야 이해 못할 것 같았는데…. 그래도 세계적인 거장 감독에게 헌정되는 회고전에 초대되니 기분은 좋지.”

신상옥 감독(77)이 1961년 감독한 영화 ‘상록수’가 5월 프랑스 칸 영화제 회고전에 초청받았다. 신 감독은 부인 최은희씨와 함께 17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동 한국영화감독협회 시사회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상록수’는 진실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세계인들에게 보편적인 감동을 준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상록수’는 심훈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것으로 1930년대를 배경으로 채영신(최은희)과 박동혁(신영균)의 농촌계몽운동을 담았다.

‘상록수’는 신 감독이 가장 아끼는 작품 중 하나다. 같은 해 ‘성춘향’이 흥행에 성공하자 신 감독은 돈 걱정 없이 이 작품에만 몰두할 수 있었다.

“이 영화가 5·16쿠데타 직후 개봉됐는데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이 영화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고 해 화제가 됐지.”

14일은 북한으로 납치됐던 신 감독이 1986년 그곳을 탈출한 지 17년이 되는 날. ‘제2의 인생’이 시작된 날이나 바쁜 생활에 묻혀 잊어버리곤 한다. 최은희씨는 “올해도 TV에서 우리 부부의 탈출 기념일이라고 소개하지 않았다면 그냥 지나칠 뻔했다”고 밝혔다.

“남들은 좋은 경험 했다고 위로하는데 나로서는 좋은 시절을 놓쳐 안타깝지. 탈출 뒤 미국으로 망명했을 때 팩스며 전자레인지 등 처음 보는 물건이 한둘이 아니었어. 현재 한국영화 시스템에 적응하는 데도 시간이 많이 걸렸지.”

신 감독은 희수의 나이에도 탤런트 신구 주연의 ‘겨울이야기’ 촬영을 마쳤으며 총제작비 5000만달러(약 600억원)가 드는 ‘칭기즈칸’을 소재로 한 영화도 준비 중이다. 또 28일에는 영화 음악 등 대중예술분야 인력을 육성하는 ‘안양 신필름 예술센터’도 개교한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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