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전당 7년만의 공채 3838명 몰려 500대 1

  • 입력 2003년 3월 13일 1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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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예술의 전당이 7년 만에 직원 공채를 실시했다. 인터넷으로만 접수를 받은 서류전형 최종 마감 결과 3838명이 지원했다. 예술의 전당은 ‘한 자릿수’의 직원을 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최종 선발 인원은 7, 8명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약 500 대 1의 경쟁률을 보인 셈이다.

예술의 전당 관계자는 “현재 100명 남짓한 비정규직 직원 중 상당수가 공채에 응시해 최종 선발 대상에 일부 포함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결국 ‘외부인’이 이번 공채에 합격할 확률은 더 줄어드는 셈.

예술의 전당이 임시로 개설한 취업 사이트는 한때 2만여명이 접속, 과부하로 다운되기도 했다. 경기 악화로 취업을 서두르는 ‘예비 사회인’이 많다고는 하지만 왜 이렇게 높은 경쟁률이 나타났을까.

한 공연계 인사는 “세계적 유명 예술가를 만날 수 있는 공연기획에 대해 젊은이들이 ‘환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예술가를 직접 만나 일하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은 회계 홍보 등 ‘궂은일’을 맡아야 한다는 사실을 잊고 있다는 것.

한국의 대표 예술공간이 7년 만에 직원을 공채한다는 점도 경쟁률을 높이는 데 한몫을 했다. 예술의 전당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당시 155명의 직원을 100명 선으로 줄였으며 비정규직으로 빈자리를 메워 왔다.

한 공연기획사 관계자는 “최근 몇년 사이 세종문화회관, LG아트센터 등의 공채가 있을 때마다 외국에서 예술경영석사 이상 학위를 받은 고급 인력들이 응시하는 ‘학력 인플레’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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