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강위원 경일대교수 중국동포방문기 책으로 펴내

  • 입력 2002년 7월 19일 17시 53분


“200만 중국 동포(조선족)부터 껴안을 수 있어야 남북통일도 주도할 수 있다고 봅니다.”

10년째 중국 동포의 삶 속으로 들어가 이들과 부대끼며 사진으로 기록을 남기고 있는 강위원(姜衛遠·53·경일대 사진영상학과·사진) 교수는 “조선족에 대해서는 우리가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0년간의 중국 동포 방문기를 ‘조선족의 오늘’이라는 책으로 묶어 18일 펴냈다. 200여장의 생생한 사진과 글 속에는 중국 동포의 삶에 관한 진한 애정이 녹아 있다.

“90년 백두산 천지에 처음 올랐다가 큰 감동을 받았어요. 백두산을 보고 나서야 이전에 가졌던 우리 민족에 대한 막연한 열등감에서 벗어났습니다. 옌지(延吉)와 룽징(龍井)을 지나 백두산에 오르면서 조선족과 백두산을 뗄 수 없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치더군요.”

이런 절실함 때문이었을까. 백두산을 향해 눌러댄 카메라셔터는 백두산의 새로운 모습들을 담아냈다. 그가 찍은 백두산 사진은 독립기념관에 보관돼 있을 정도로 백두산 사진에 관해서는 최고의 작가로 꼽힌다.

“140개국에 흩어져 있는 재외동포 530만명 중 200만명이 지린(吉林)성 랴오닝(遼寧)성 헤이룽장(黑龍江)성 등 동북 3성에 살고 있는 조선족입니다. 이들은 일제강점기에 강제 이주된 희생자들입니다. 험난한 세월 속에서도 지금껏 한국말과 문화를 유지하고 자치구를 이룬 유일한 동포입니다. 이런 조선족의 의미를 조금이라도 더 알리고 싶어 작업을 시작했고요.”

그는 특히 99년부터 1년 동안 옌볜(延邊) 등지의 중국 동포 마을에 살다시피 하면서 그들의 삶을 카메라에 담고 기록했다. 강 교수는 중국 동포 사이에 ‘조선족 기록자’로 통할 정도.

“이번 월드컵 때 한국이 보여준 패기와 일체감은 조선족들에게도 ‘우리도 잘 살아보자’는 꿈을 심어줬습니다. 그들의 조국은 중국이지만 모국은 한국이라는 동질감이 월드컵을 통해 더 강해졌어요. 조선족을 끌어안고 신뢰를 쌓을 수 있는 좋은 시기라고 봅니다.”

강 교수는 8월 15일 중국 동포의 최대 명절인 ‘노인절’에 맞춰 학생 7명과 함께 옌볜으로 가 행사사진을 찍어 선물할 예정이다. 중국 동포는 노인을 공경하는 한민족의 전통을 살리기 위해 일제가 항복한 날에 맞춰 83년 노인절을 만들었다.

경산〓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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