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화랑개관 큐레이터 박경미씨 "양보다 질로 승부"

  • 입력 2001년 12월 2일 18시 33분


월급쟁이 큐레이터에서 화랑 주인으로….

서울 국제갤러리에서 11년간 큐레이터로 일하면서 독특한 시각과 미술에 대한 안목을 인정받은 박경미씨가 최근 서울 종로구 화동에 피케이엠(pkm)갤러리를 열고 화랑경영인으로 변신했다. pkm은 박씨의 영문 이름 이니셜.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커미셔너를 맡는 등 잘 나가는 큐레이터였던만큼 박씨가 화랑 전문 경영인으로 성공할 지에 미술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보다 질로 승부하겠습니다. 큐레이터로서의 기획과, 화랑 주인으로서의 경영은 병행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물론 어려움도 많겠지만 이 업종에서 승부를 걸 수 있는 ‘내공’은 있다고 자신합니다.”

박씨는 국제 미술계의 동향에 밝은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조덕현 육근병 등을 부각시킨 것처럼 국내 작가를 보는 눈도 뛰어나다.

앞으로 국제 감각을 유지하되 능력있는 작가라면 장르나 국내 외를 가리지 않고 전시를 열겠다고 말한다. 한가지 조건이 있다면 좀더 넓은 미술, 즉 상상력이 풍부한 작품에 비중을 두겠다는 것. 22일까지 열리는 개관기념전에 미국의 미술가 스티브 프리나를 부른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프리나는 미술 사진 영화 사진 음악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미국의 대표적인 지성 작가다.

박씨는 화랑 운영에서 특히 화랑과 미술가의 관계를 강조했다.

“화상(畵商)은 화가와 함께 성장한다고 봅니다. 화가가 올라가면 화랑도 올라가죠. 화상의 본령은 뛰어난 화가와 안목있는 콜렉터의 다리를 놓아주는 것입니다. 그걸 잘 하면 비즈니스도 잘 되겠죠.”

<이광표기자>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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