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흐르는 한자] 催淫劑 (최음제)

  • 입력 2001년 11월 25일 18시 06분


催-재촉할 최 淫-방탕할 음 劑-약재료 제

撒-뿌릴 살 媚-사랑할 미 蕩-방탕할 탕

食과 色, 즉 飮食男女(음식남녀)는 인간이 지니는 가장 원초적인 본능이다. 그런 만큼 인류는 출현하면서부터 이 두 가지를 해결하고 나아가 발전시키기 위해 집요하리 만치 많은 노력을 경주해왔다.

그래서 각종 美食, 奇食(기식)은 물론 극단적인 殘食(잔식)이 나오는가 하면 이들을 통틀어 食道樂(식도락)이라는 美名하에 추구하였다. 色에 대한 집착 역시 食에 못지 않았으니 房事(방사)에 관한 각종 技巧(기교)는 물론 보조도구와 약품 또한 수없이 등장하게 되었음은 다 아는 사실이다.

성욕을 촉발시키고 정력을 증강시켜주는 사랑의 妙藥(묘약)을 催淫劑라 하거니와 사용하는 방법에 따라 內服用(내복용·먹는 것), 塗布用(도포용·바르는 것), 그리고 撒布用(살포용·뿌리는 것) 등으로 나뉜다. 媚藥(미약), 淫藥(음약), 春藥(춘약) 등의 별명이 있다. 단순히 强精劑(강정제)나 回春劑와 다른 것은 효과가 즉시 나타난다는 데 있다.

인류가 催淫劑를 사용한 역사는 매우 오래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性書로 알려지고 있는 인도의 카마수트라(4세기 경)에는 房事의 각종 要訣(요결)과 함께 약물을 설명하고 있으며 고대 이집트에서는 악어를 媚藥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물론 지금도 媚藥은 성행하고 있다.

중국에서도 催淫劑는 아주 오래 전부터 사용되었다. 4大奇書 중 하나인 金甁梅(금병매)는 乾材藥商(건재약상)의 아들로서 막대한 유산을 물려받은 천하의 蕩兒(탕아) 西門慶(서문경)이 遊廓(유곽)을 제 집 안방 드나들 듯 하며 평생을 情慾(정욕)의 발산에 바치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본처 陳氏(진씨)가 죽자 여섯 명의 첩을 두루 섭렵하는데 늘 도구 7가지를 몸에 지니고 다니면서 즐긴다. 특히 마지막이자 여섯 번째 첩인 潘金蓮(반금련)은 천하의 淫女(음녀). 천하의 蕩兒와 만났으니 질펀한 房事가 연출될 수밖에.

어느 날 西門慶은 天竺國(천축국)의 梵僧(범승)으로부터 妙藥을 받는다. 老子가 調劑(조제)하고 西王母가 陽法을 전했다는 것으로 오직 인연이 있는 사람에게만 전한다는 약이다. 그는 이 약을 먹기도 하고 성기에 바르기도 했다.

“이 약은 한 번에 꼭 한 알만 먹어야 합니다. 그것도 紹興酒(소흥주)에 타서… 효험을 의심하시거든 고양이에게 먹여 보십시오. 흰 고양이가 검은 고양이로 바뀔 것입니다.”

西門慶은 그 약을 紹興酒에 타서 마시고는 7가지 도구를 사용해 王六兒와 즐겼다.

鄭 錫 元(한양대 안산캠퍼스 교수·중국문화)

sw478@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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