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한국 박사취득 평균 연한 8년 직접투자 3000만원

  • 입력 2001년 9월 20일 18시 41분


우리나라에서 박사를 가장 많이 배출한 성(姓)씨는 무엇일까.

예상대로 인구가 가장 많은 김(金)씨지만 인구비율로 따져볼 때는 이(李)씨와 정(鄭, 丁, 程씨 등 모두 포함)씨가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과학재단 정현희(鄭玄熙·지식확산팀장) 박사는 ‘박사 10만명 시대’를 앞두고 최근 우리나라 박사에 대한 이 같은 재미있는 통계 등을 담은 ‘중요한, 그러나 간과되고 있는 연구성과 관리를 위한 제언’이라는 제목의 글을 과학재단 소식지에 기고했다.

기고문에 실린 통계는 여러 논문과 정책 보고서 등의 자료를 재분석한 것.

이에 따르면 김씨는 인구점유율(21.72%)에 비해 박사점유율(19.7%)은 낮은 편. 반면 이씨(인구비율 14.50%, 박사비율 16.40%), 정씨(4.83%, 4.90%), 조(趙, 曺씨 등 포함·인구비율 2.92%, 박사비율 3.30%)씨, 한(韓·인구비율 1.55%, 박사비율 1.80%)씨 등은 박사점유율이 인구점유율보다 높았다.

특히 오(吳)씨의 경우 인구는 0.36%에 불과했으나 박사는 1.5%나 됐다.

해방 이후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배출된 한국인 박사는 9만2000여명으로 이 중 46.7%는 대학, 14.1%는 자영업, 7.1%는 기업연구소 등 민간부문에 종사하며 6.7%는 국공립연구소에 재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7.1%는 노동시장에서 이탈해 전문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대학졸업 후 박사학위를 따는 데에는 평균 8년이 소요되며 등록금 등 직접 투자비용으로 3000만원 가량이 드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비용은 30%는 장학금으로, 25%는 부모의 도움으로, 나머지는 연구수당 등으로 충당됐다.

우리나라는 의존할 자원이라고는 인력밖에 없으면서도 그 관리가 부실하다는 것이 정 박사의 지적이다.

선진국은 이공계통의 경우 박사의 전공분야를 200여개로 분류하고 있는데 비해 우리의 교육통계연보는 겨우 12가지로 분류하고 있는 것이 단적인 예라는 것. 또 박사학위자에 대한 데이터 베이스도 이공계의 경우 6만4000여명 가운데 절반 정도밖에 구축돼 있지 않은 실정이다.

정 박사는 “외국에서는 박사학위자에 대한 데이터 베이스를 완벽하게 구축하고 추적 조사를 통해 인력 수급과 산업변화 등에 대처하고 있다”며 “우리도 국가차원의 인력 관리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대전〓지명훈기자>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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