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신도시 고교 평준화 교육청-전교조-학부모 갈등

  • 입력 2001년 7월 6일 18시 51분


안양권 학생 배정 방안 공청회가 학무모와 전교조의 반대로 무산됐다
안양권 학생 배정 방안 공청회가
학무모와 전교조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달 말 최종 확정될 수도권 신도시 고입 평준화에 따른 학생배정 방안을 놓고 막바지 진통이 계속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달 ‘선지원 후추첨’과 ‘근거리 배정방식’을 혼합한 2단계 배정방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측은 이 시안이 학교간서열화를 고착화하는 방안이라며 성적에 따라 기계적으로 배치하는 이른바 ‘ㄹ’자 배정방식을 요구하고 있고, 학부모들도 지역별로 이해관계가 크게 엇갈려 이미 확정된 학군까지 재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수지(평준화 비적용) 학교 해제여부도 뜨거운 관심거리다.》]

▽고교서열화 고착 논란〓전교조는 ‘선지원 후추첨’의 도교육청 시안은 평준화의 의미가 없다고 주장한다. 우수 학생들이 기존 명문고를 지원, 서열화가 계속되기 때문.

따라서 반 편성하듯 ‘ㄹ’자 방식으로 학생들을 배정해 학교간 학력격차를 없애야 한다고 강조한다.

안양권 평준화협의회도 최근 “평준화지역이었던 수원이 97년 선지원 방식으로 바뀐 뒤 학교간 서열화가 뚜렷하다”며 전교조의 손을 들어줬다.

‘ㄹ’자 배정방식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1차 선지망 학교 수를 최대한 제한해 전체 정원의 20∼30%만 배정하고, 나머지는 2차 배정때 지망학교에 관계없이 추첨 배정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는 것이 전교조의 입장.

이에 대해 도교육청은 “선지원 후추첨은 학생들의 학교 선택권을 보장하는 방안”이라며 “전교조의 주장은 수요자 중심의 교육정책과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말했다.

▽학부모들도 대립〓안양 과천 군포 의왕 등 4개시는 단일 ‘학군’. 하지만 근거리 배정방식에 적용되는 ‘구역’은 안양 만안, 안양 동안, 과천, 군포, 의왕 등 5개.

안양과 의왕지역 학부모들 사이에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안양 동안지역 학부모들은 학군에서 의왕, 군포지역을 빼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동안지역 고입정원보다 학생수가 15%가량 많아 상당수는 먼 의왕으로 통학해야 하기 때문.

반대로 안양이나 과천지역 고교 진학을 원하는 의왕 학부모들은 도교육청 시안대로라면 의왕에 있는 고등학교에 갈 확률이 높아진다며 ‘근거리 배정’을 반대하고 안양권 전체를 대상으로 무작위 추첨 배정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특수지 학교 해제 논란〓도교육청은 의왕 1개교와 성남 2개교를 특수지 학교로 그대로 놔둘지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 해당지역 학부모들은 학교시설과 교통편이 많이 개선됐고 평준화에도 역행하는 특수지 학교는 이번에 반드시 해제돼야 한다며 도교육청앞에서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의왕시 학부모들은 특수지 존치를 주장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으로 나뉘어 서명운동을 벌일 정도로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

▽도 교육청〓500차례나 컴퓨터로 모의실험을 한 결과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2단계 학생배정방안은 1차에서 60%, 2차에서 80% 이상의 학생들이 원하는 학교에 갈 수 있는 방식”이라며 “특수지 학교 존치여부와 관련해서는 해당 학교 재단이사회로부터 학교발전방안 등에 대한 계획서를 받아보는 등 정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남경현기자>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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