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시대]독자 3人3色 교통수단 체험

  • 입력 2001년 3월 21일 19시 20분


◇신공항 시대 D-7, 이용 이렇게

60~90분 소요…택시 웃돈요구 '눈살'

인천국제공항 개항일이 7일 앞으로 다가왔다. 92년 11월 첫 삽을 뜬 지 8년1개월 만이다. 그러나 공항으로 갈 수 있는 루트가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40.2㎞)와 뱃길뿐이어서 접근 방법을 미리 챙겨놓지 않으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인천공항으로 가는 방법을 △택시 △승용차 △버스┼지하철 등 3개 교통수단으로 나눠 독자들이 직접 타보고 장단점을 비교해 봤다. 출발 지점은 서울 도심인 광화문. 출발 시간은 오후 1시로 통일했다.

◇택시-미터요금…통행료…70000원 '훌쩍'

회사원인 범지숙씨(26·여)가 오후 1시 정각 광화문에서 택시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루트는 연세대∼성산대교∼올림픽대로∼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교통량과 거리를 감안한 선택이었다.

낮 시간에 차가 별로 없어 택시는 속도를 시속 100㎞ 이상 낼 수 있었다. 출발한 지 1시간 남짓한 오후 2시 택시는 목적지인 인천공항 여객터미널에 도착했다. 미터 요금은 3만원을 기록하고 있었다. 그러나 고속도로 왕복 통행료 1만2200원과 갈 때 빈차로 가야 한다는 택시 기사의 웃돈 요구에 7만원을 지불할 수밖에 없었다.

범씨는 “도로가 시원스레 뚫려 시내에서 공항까지 오는 시간이 1시간밖에 걸리지 않아 기분이 좋았지만 웃돈 요구에 금세 기분이 상했다”며 “택시에 대한 단속이 시급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승용차-시속 100km 제한… 주차료 등 18700원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금호건설 함경남 과장이 승용차를 몰고 출발했다. 서소문을 지나 마포대교 북단까지 와서 강변북로를 타고 방화대교까지 갔다.

중간 중간에 표지판이 있어 공항고속도로를 타는 데 까지 걸린 시간은 30분 정도. 개항이 되지 않은 상태여서 그런지 고속도로에는 차들이 거의 없었다. 모처럼 속도를 내고 싶은 생각이 든 함과장은 액셀러레이터를 힘껏 밟고 한껏 속도를 냈다.

속도계가 시속 100㎞를 손쉽게 넘어섰지만 도로상에 있는 무인 단속카메라를 보고 이내 속도를 줄였다. 그래도 차가 없어서 여객터미널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2시. 택시와 비슷한 시간이 걸렸다. 운행계에는 60㎞ 정도 달린 것으로 기록됐다.

이날 함과장이 쓴 비용은 고속도로 통행료 6100원과 기름값 7800원(ℓ당 1300원·1ℓ연비 10㎞ 기준). 여기에다 2시간 정도 차를 세워둔 주차료 4800원을 포함하면 모두 1만8700원.

◇버스+지하철-환승 번거로웠지만 6700원에 OK

대림산업의 류제규 과장이 광화문에서 지하철 5호선을 타고 인천공항 쪽으로 출발했다.

인천공항까지 바로 가는 전철 노선이 없어 김포공항에서 임시 운행 중인 리무진 버스(편도 요금 6000원)를 갈아탈 심산이었다.

김포공항까지는 40분이 걸렸다. 요금은 700원. 김포공항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데 소요된 시간은 10분. 버스를 탄 류과장은 공항고속도로 김포IC를 통해 곧장 고속도로로 진입했다.

김포공항 내 청사들을 순환한 탓에 인천공항까지 걸린 시간은 40분. 광화문에서 인천공항까지 가는 데 걸린 총 시간은 1시간30분. 택시나 승용차에 비해 30분 가량 더 걸렸다.

◇바가지요금 택시 블랙리스트 만든다-번호판 촬영 출입불허

‘바가지 영업 택시는 출입금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불법 행위를 일삼는 공항 택시들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공항 택시의 웃돈 요구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요주의 대상 택시의 인천공항 진입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택시콜 시스템(Taxi Call System)’을 도입키로 한 것.

이 시스템은 우선 공항 교통센터앞에 846대를 수용할 수 있는 택시 전용 대기장을 갖추고 여객터미널 3층 택시승차장에 설치된 무인카메라 2대를 이용해 출발하는 택시의 번호판을 촬영한다.

또 번호판이 찍힌 택시 가운데 목적지에 도착해 바가지 요금을 요구한 차량에 대해 손님이 번호를 적어 신고하면 번호 대조를 통해 공항에서 출발한 택시인지를 확인한 뒤 ‘요주의 택시 블랙리스트’를 컴퓨터에 입력시켜 다음에 공항에 들어와 영업하는 것을 아예 금지한다. 그동안 김포공항에서 공항 이용객들의 원성이 높았던 택시의 바가지 상혼이 인천공항에서는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하기 위한 조치다.

공항공사는 이와 함께 한번에 여객터미널 앞에 기다릴 수 있는 택시수를 32대로 제한하고 택시 승차장도 서울 경기 인천 방면으로 구분, 승차장 혼잡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대신 택시들을 위한 별도 대기장을 마련, 행선지별 승객수에 따라 승차장에 순서대로 진입시킬 방침이다.

<송진흡기자>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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