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코트' 붐]놀며 요리하고 식사하며 즐긴다

  • 입력 2000년 6월 29일 20시 02분


주방장이 요리사 3명을 ‘지휘’하며 수프를 만들고 있다. 콧노래를 섞어가며 장단에 맞춰 신나게 야채를 자른다. 그 중 한 풋내기 요리사가 손님에게 실수로….

논버벌(Non-verbal) 퍼포먼스 ‘난타’의 공연무대가 주방이 아니라 레스토랑으로 바뀌었다. 매주 수요일 오후 8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2층 레스토랑 ‘아시안라이브’에서의 ‘난타’ 공연. 배우들은 수시로 테이블을 돌아다니며 직접 만든 음식을 나눠주기도 하고 손님들을 레스토랑 한쪽 무대로 끌어올리기도 한다.

▼레스토랑서 흥겨운 '난타'공연▼

‘난타’공연팀장 조범진씨는 “레스토랑은 음식을 먹는 곳일 뿐만 아니라 그 시대 문화를 공유하는 문화공간”이라며 “손님들과 함께 호흡하며 공연하니까 손님들도 재미있어하고 공연도 박진감 있다”며 즐거워했다.

◇서울벤처밸리

서울벤처밸리(서울 강남구 역삼동 테헤란로)의 ‘푸드코트’들.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한곳에 모아놓은 먹을거리 장터 개념의 ‘푸드코트’에 아시아바람이 거세다.

3년 전부터 시내 곳곳에 선보이기 시작한 마르쉐 까르네스테이션 등은 각기 다른 취향의 일행이 각자 메뉴를 골라 먹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비해 서울벤처밸리에 최근 속속 문을 연 ‘푸드코트’들은 아시아음식에 눈을 돌려 동양풍의 화려한 실내장식이나 공연문화로 손님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평일엔 인근 빌딩의 직장인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주말엔 가족단위로 찾아와 아시아의 맛과 향에 취한다.

▼동양風 실내장식-메뉴 각광▼

◇먹을거리

전채는 야채가 아삭아삭 씹히는 베트남식 스프링롤(1만원)을, 수프는 중국식 상어지느러미 게살수프(1만5000원)를, 메인은 인도네시아식 볶음밥 나시고랭(1만2000언)과 인도식 닭요리 치킨 레시미 케밥(1만5000원)을 시켜 2, 3명이 나눠먹으라고 ‘아시안라이브’ 김찬동과장은 권한다.

“태국음식 드셔보셨어요? 처음 돔얌꿍이란 수프를 먹어보니까 매콤 시큼하면서도 향기로운 맛이 신기했어요. 두세번 맛을 들이니 자꾸 먹게 되네요.”

서울 지하철 2호선 역삼역 부근 LG강남타워 지하1층 ‘실크스파이스’에서 만난 정선영씨(28·LG텔레콤 근무)는 “자극적인 것을 좋아하는 요즘 사람들 입맛에 꼭 맞는다. 라면국물이 그리울 때처럼 가끔 돔얌꿍을 먹지 않으면 못견딜 정도”라고 주장.

돔얌꿍(8500원)은 레몬그래스와 라임즙으로 향을 낸 매운 새우수프. 태국음식은 향신료와 마늘 생강 칠리 고추 등을 사용해 자극적이다.

다양한 허브와 야채로 맛을 낸 해산물 볶음인 팥 패트 탈레(1만4000원)와 새우 조개류 등을 넣은 해물볶음밥 카오 팥 탈레(9000원)도 먹을 만하다. 태국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베트남 인도 일본 몽골식 음식이 준비돼 있다.

저녁엔 바로 앞 LG아트센터에서 연극 ‘박수칠 때 떠나라’를 보고 나온 관객들로 붐빈다. 굳이 연극이 아니더라도 중국항아리나 태국인형 등 신비한 분위기의 동양풍 실내장식 자체가 볼거리다.

▼콘서트-전시회 볼거리 풍성▼

◇볼거리

연일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코엑스 컨벤션센터 1층 ‘푸드코트’와 2층 ‘비즈바즈’를 빼놓을 수 없다.

캐주얼풍의 ‘푸드코트’에선 섹션별로 아시아 각국의 음식이 마련돼 있고 한쪽 무대에선 라이브공연이 펼쳐진다. 면은 5000∼7500원, 초밥 5500∼8000원, 딤섬 7000원선.

미식가들을 위한 ‘비즈바즈’는 세계 각국에서 초빙된 주방장들이 즉석에서 펼치는 볼거리를 보며 전채는 일식, 메인은 양식, 디저트는 중식으로 먹을 수 있다.

<김진경기자>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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